"경영권 확보 목적 지분 확대 결정, 2억달러 예치"
"부코핀은행 기반 인도네시아 금융시장 공략"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KB국민은행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인수를 위한 첫발을 뗐다. 국민은행이 최근 부코핀은행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확대를 결정하고 2억달러 예치금 납입을 마치면서다. 현지 14위권(자산 기준) 부코핀은행은 소매금융 중심의 450여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최근 부코핀은행에 추가 지분 확대 의지를 밝히고 유상증자 결의 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부코핀은행 경영권 확보를 목적에 둔 지분 확대를 결정하고 에스크로(escrow) 계좌에 2억달러를 예치한 상태"라며 "협상은 이제 막 시작한 상태로 지분은 최소 51%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8년 1240억원 투입으로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매입한 국민은행은 현재 2대 주주다. 최대주주인 보소와그룹(23.4%)과 벌어진 지분 차는 1.4%p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지분 매입 방식에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신주 발행 또는 구주 인수 등 다양한 가능성이 열린 상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 여부와 내부 거래조건 등을 놓고 부코핀 주요주주들과의 협상, 당국 승인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많고 구체적으로 확정한 것은 없다"면서 "제3자 결제계좌에 예치금만 걸어둔 것인 만큼 협상 결렬시 언제라도 빼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아직 계약이 체결되기 전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결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 부코핀은행 지분 투자 첫 해인 지난 2018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루피아 가치가 급락하는 등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것을 두고 은행 내부에서조차 지분투자를 놓고 회의적인 목소리가 뒤따랐다는 전언이다.
다만 인도네시아와 부코핀은행의 성장성에 주목한 결정인 만큼 위기를 기회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게 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구 2억7000만여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의 성장성이 매력적"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소매금융업권에서의 부코핀은행의 인지도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을 공략하는 기반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