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년 만에 또다시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여의도 재건축 불가' 판정을 내렸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여의도 마스터플랜 추진 계획과 관련해 집값이 상승 우려가 있는 만큼 국토교통부와 상의해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시의회에 전달했다.
올해 3월 서울시의회에서 채택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의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조속한 수립' 청원에 사실상 거절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올해로 지어진 지 50년 된 시범아파트는 재건축 연한 기준인 30년을 훌쩍 넘겼다.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은마아파트나 잠실주공5단지보다도 오래돼 재건축이 꼭 필요한 단지다.
여의도에는 시범 아파트 외에도 재건축이 진행되어야 할 단지가 16개 단지, 7746가구에 달한다. 이들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은 2018년 박원순 서울 시장이 싱가포르 출장지에서 여의도 통개발 계획을 언급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 시장은 당시 서울시가 1970년대 개발된 이후 50년 가까이 지난 여의도를 업무·주거지가 어우러진 '신도시급'으로 재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며 여의도 일대 아파트 재건축 방향도 이 계획과 연동해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통개발 계획 기대감으로 여의도 일대 집값이 7주 동안 들썩거리면서 2억∼3억씩 급등하자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결국 한 달여만에 통개발 계획을 접었다. 이 후폭풍으로 박 시장은 정부와 협의도 없이 '노른자' 지역의 부동산 개발 계획을 발표해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여의도 통개발 계획은 '쏙' 들어갔다. 재건축 연한을 훌쩍 넘긴 시범 아파트는 단지 곳곳의 노후화가 심해지면서 안전 문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지 내 온수탱크는 화재 폭발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천장 균열과 누수 등은 이미 일상화가 되어 있다.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안전사고가 나야 재건축을 승인해줄 것이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8년 7월 9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호텔에서 열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