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스퇴르硏 주축될 가능성
생명硏·화학硏 통합 출범할 듯
생명硏·화학硏 통합 출범할 듯
과기정통부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과 중장기 감염병 대응 연구기반 확충을 위해 '국립바이러스·감염병 연구소'와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각각 새로 설립키로 한 가운데,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에 과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감염병 R&D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국립바이러스·감염병 연구소'는 보건복지부 산하로 두려던 당초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 지시를 내려 원점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커졌다.
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 부설 연구기관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러스연구소는 기존 감염병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기관과 연구조직이 하나로 통합해 설립하는 방안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하다. 과기정통부 지원으로 2004년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공동 설립한 생명공학 분야 비영리 연구기관인 한국파스퇴르연구소가 이름을 바꿔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감염병연구센터,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 감염병치료제연구센터 등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 중 감염병 관련 연구조직이 합쳐져 출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감염병 대응 관련 연구개발이 각 기관별로 흩어져 개별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통합적·체계적인 연구에 한계가 있었고 상호 소통 부재에 따른 중복연구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기회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감염병 관련 기초·원천연구를 수행할 연구기관으로 '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설립, 운영하겠다는 복안이다.
바이러스기초연구소의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내부적 논의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부설 연구기관으로 바이러스기초연구소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새로 설립하려면 법률 개정안 등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출연연 부설로 운영할 경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회 승인만 거치면 하반기 내 설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렇게 되면 출연연은 25개 기관에서 26개 기관으로 늘어나게 된다. 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모든 인력을 포함해 다른 기관의 인력을 흡수할 경우 200명 안팎 규모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파스퇴르연구소가 사용하고 있는 경기 판교를 그대로 활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선 중복 소지가 있는 감염병 관련 연구기관을 보건복지부와 과기정통부에 각각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결국 '부처 간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초연구부터 백신·치료제 개발, 임상 등 전 과정을 포괄하는 하나의 연구기관으로 재통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모 관계자는 "바이러스기초연구소는 설립에 제동이 걸린 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와 달리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기관과 조직을 통합해야만 최대한 빨리 출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다양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위한 R&D 역량강화에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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