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여행가방에
계모, 어린이날 학대 조사받아
계모, 어린이날 학대 조사받아
연합뉴스
'훈육방법을 바꾼다더니 …'
여행 가방에 7시간 감금돼 결국 숨진 9살 초등학생이 친부과 그의 동거녀에게 맞아 지난 어린이날 한 차례 경찰 조사까지 받았던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당시 친부와 동거녀는 경찰에서 "말을 안 들어 때렸다"며 "훈육법을 바꾸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좀더 관심만 기울였어도, 친부와 동거녀가 훈육법을 바꾸지만 않았어도 어린 생명이 숨지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어서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일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숨진 A군은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에도 머리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A군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한 의료진이 이틀 뒤 경찰에 신고해 친부와 그 동거녀를 상대로 지난 5월 13일 경찰 조사가 이뤄졌다.
경찰 조사에서 친부와 동거녀는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에 걸쳐 때렸다"며 "많이 후회하고, 훈육 방법을 바꾸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이 친부 등과 떨어져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아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친부의 동거녀는 마지막 경찰 조사 8일 뒤인 지난달 1일 A군을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가뒀다. 좁고 어두운 여행 가방 속에서 A군은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사경을 헤매다 3일 오후 6시 30분께 끝내 숨졌다.
A군이 가방 속에서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동거녀는 3시간가량 외출까지 했다. 경찰은 전날 구속한 동거녀의 혐의를 아동학대중상해에서 '아동학대치사'로 바꿔 적용할 방침이다.
김양혁기자 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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