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위 무력화 영장청구 이례적… 檢, 수사공정성 부인한 셈"

"시작부터 예단 하고 수사 진행"
삼성측 주장에 무게 실려 주목
수심위 검토후 판단 늦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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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위 무력화 영장청구 이례적… 檢, 수사공정성 부인한 셈"


檢,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법조계 반응


"이례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검찰의 4일 영장 청구에 대해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례적이라 지적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수심위)에 소집 신청이 이뤄진 가운데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검찰이 수심위 논의 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해 검찰 스스로 판단하면 될 것을 굳이 영장 청구를 해 수심위 논의 자체가 무산되도록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법조 전문가들의 이 같은 판단은 "검찰이 시작부터 예단을 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는 삼성 측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제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수심위 소집 신청 이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게 과거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심위도 논의를 해서 검찰 스스로 결정한다. 타당성이 없으면 필요 없다고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최 교수의 입장과 같았다. 수심위의 검토가 나오면 그 때 검찰이 판단해도 늦지 않는 것을 마치 삼성의 수심위 소집 요청에 맞대응하듯 영장 청구를 한 것은 모양새가 보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검찰의 영장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삼성의 수심위 소집 요청은 무산된다.

본래 수심위는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스스로 마련한 제도다.

결국 이번 검찰의 영장 청구는 스스로 만든 수사 공정성 확인 제도를 스스로가 부인하는 셈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 측 변호인단이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시할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미 주총으로 결정된 것이고, 시장에서 평가를 한 것"이라며 "정경심과 조국이 풀려나는 마당에 이재용은 왜 가두려 구속영장을 청구하냐"고 했다. 또 "법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이날 삼성 측 변호인단도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권리를 무력화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 오너의 공백이 발생하면 회사 전반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기업을 하기 어려운 나라"라며 "분식회계 판결을 뒤짚은 것은 (경제학자로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일 이 부회장 등이 기소 타당성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서 판단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심위 소집을 신청하자 검찰은 이틀 만인 4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합병은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고, 회계 변경 역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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