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부동산투자 점검 돌입

"면피용 간섭" vs "방치가 더 문제"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내역에 대한 자체 점검을 지시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부 해외 부동산자산의 가격 폭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20개 대형증권사 자료징구담당자(CPC)를 통해 '해외부동산투자와 재매각 관련 자체점검'을 요구하는 공문과 함께 엑셀파일 형식의 점검내역을 발송했다.

자세한 현황 파악을 위해 기존 서식보다 한층 촘촘한 리스크요인을 담은 체크리스트를 내려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상시감시팀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리스크는 현재 전 세계적인 금융기관 투자 위험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여러 차례 경고를 했고 위험요인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예방 차원에서 자체 전수조사에 나설 것을 지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자체 조사 후 이사회와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향성을 정하고 점검에 돌입한 것이 아니어서 추가 일정도 정해진 것이 없다"며 "증권사 자체점검이 완료되는 이달 말부터 단계별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증권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의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감독당국의 행보라는 점은 일견 납득할 수 있겠으나 외부에 공표해야 할 내역이 아닌 것까지 열어보겠다며 압박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 내역 전수조사에 대한 불만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규정에 의한 정기적인 점검이라면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겠지만 이번과 같은 요구는 금감원이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사고방지를 명분으로 과도하게 간섭하는 성격이 짙어보인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의 이번 움직임은 결국 강력한 규제 강화 조치를 위한 수순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은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취급한 자산을 점검하는 수준에 불과하고 사안이 진행 중인 만큼 점검 후 일괄발표할 예정"이라며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2019년 9월말 기준 11.1조원 수준이다.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가 6.7조원으로 가장 많고 채무보증 2.9조원, 대출채권 1.3조원 등이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