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으로 박스째 훔쳐가" 약탈 공포에 떠는 한인 점포

필라델피아 50여곳 잇단 피해
주방위군 파견 탓에 '속수무책'
현지 경찰도 소극적으로 대응
軍 투입 LA 한인타운은 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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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으로 박스째 훔쳐가" 약탈 공포에 떠는 한인 점포
약탈에 망가진 점포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인 점포들도 잇따라 약탈 피해를 당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흑인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지 경찰도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곳곳의 한인 상점에서 약탈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교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50개 안팎의 현지 한인 점포가 항의 시위대의 약탈 공격을 받았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인 점포들이 약탈·방화 피해를 당했다. 미국의 다른 대도시에서도 한인들의 피해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대략 30곳의 뷰티 서플라이(미용용품) 상점을 비롯해 휴대전화 점포, 약국 등이다. 7만명 가량의 교민이 거주하는 필라델피아에도 피해가 컸다.

지난 주말 시위가 격화했다가, 펜실베이니아주 방위군이 배치되면서 폭력 수위는 다소 진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방위군이 다운타운에 집중 배치되다 보니, 도심권에서 떨어진 한인 상권은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샤론 황 필라델피아 한인회장은 "다운타운은 펜실베이니아주 병력이 나서면서 약간은 자제가 된 것 같은데 한인 커뮤니티는 지금도 상당히 불안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현지 경찰도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인 소유의 한 대형 상가는 4~5시간 동안 모두 털렸지만, 경찰은 수차례 신고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300만~400만 달러 상당의 물건들로, 약탈범들은 길가에 트럭을 세워두고 박스째 물건을 실어갔다는 것이다.

나 협회장은 "자정뿐만 아니라 새벽 2~3시에도 6~10명씩 몰려다니면서 털고 있는데, 심야 통행 금지는 있으나 마나"라며 "우리는 그저 앉아서 당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에서도 한인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매체인 CBS 시카고는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에서 약탈 피해를 당한 김학동씨의 사연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31일 저녁 김씨는 자신의 상점에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김씨는 "제발 그만하고 이곳에서 나가 달라고 했고, 그들도 처음에는 이해하는 듯했다"면서 "하지만 시위대가 점점 늘어났고 나중에는 20~30명이 몰려와서 약탈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시위를 이해한다. 그렇지만 왜 작은 점포를 부수는가. 왜 점포에 들어와서 물건들을 털어가는가"라며 "이건 옳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뉴욕의 한인사회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인타운이 있는 맨해튼 32번가 주변이나 퀸스 플러싱·베이사이드 등이 집중적인 시위 현장과는 다소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언제 불똥이 튈지 모른다는 표정이다.

아직 한인 업체의 약탈 피해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브롱스크를 비롯해 흑인 상대 비즈니스가 많은 지역에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행히 LA 한인타운에는 주방위군이 전격 투입된 상태다.

주 방위군 병력은 전날 오후 웨스트 올림픽대로에 위치한 한인 쇼핑몰 갤러리아를 비롯해 3∼4곳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에 들어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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