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줄이` 최악 경제지표, 정책실패가 자초한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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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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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올해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 통계를 보면 수출 소비 투자 등 거시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는데, 이는 2008년 4분기의 -3.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민간소비는 6.5%나 줄었으며, 민간소비 성장률도 1998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6% 떨어졌다.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으로, 이 역시 외환위기 직후의 3분기 연속 기록을 이미 직전 분기에 갈아치운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작년 8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8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내려갔다. 물론 코로나 사태에 따른 유가급락 등의 영향도 있다. 그렇더라도 수치 자체가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앞으로 전망도 암울한 편이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과 이번 잠정성장률을 고려할 때, 올해 2분기 성장률은 -2%대 초·중반까지 떨어질 것이란 게 한은의 추산이다. 이에 앞서 발표된 고용과 수출 실적도 최악의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정부가 혈세를 쏟아부어 단기성 공공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지만 일자리 사정은 크게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1분기 경제 수치는 올해보다는 지난해 상황을 더 많이 반영한다. 따라서 최악의 경제지표 원인으로 코로나 사태를 핑계 대는 건 무리다. 전염병 사태가 없었더라도 기저질환을 앓던 현실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거듭된 고용 참사와 양극화 쇼크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제 원리에 역행하는 소득주도성장의 정책적 실패 책임이 더 크다.

올 들어 전 세계적인 불황에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최저임금 인하, 근로시간 연장 등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돈 쏟아부을 궁리만 했지, 정책을 바꿀 생각조차 않는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정책을 지속하면 투자가 늘고, 민간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진정 믿고 있는지 궁금하다. 말로만 하는 투자환경 개선, 시늉 뿐인 규제개혁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것인지 알고 싶다. 줄줄이 최악 경제지표들은 정책실패가 자초한 '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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