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 두려움 깨니 새인생 열려"

LPGA홈피에 에세이 글 실어
24년 골프 인생 담담히 소개
"가치 있는 길은 편하지 않아
고생 없었다면 신인왕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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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 두려움 깨니 새인생 열려"
2019년 US오픈 우승 이후 부모님, 미국골프협회 관계자와 포즈를 취한 이정은.

USGA 제공


"고생스럽고 불확실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에서 뛰거나 US오픈 우승, 신인왕 등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정은(24)이 LPGA 투어 홈페이지에 수필 형식의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의 골프 여정에 대한 심경을 담담히 소개했다.

LPGA 투어는 2일(한국시간)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정은의 '아직 남은 나의 길(MY ROAD LESS TRAVELED)'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이정은은 이 글에 도전의 연속이었던 자신의 골프인생과 가족 이야기, 미래에 대한 포부 등을 담았다.

이정은의 부친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고 있다. 그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정은은 "나는 9살에 골프를 시작했다"며 "내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는 트럭을 운전하셨는데 내가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셨고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장애를 입으셨다"고 털어놨다.

이정은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불편한 몸에도 직접 장애인용 승합차를 운전했다. 이정은이 국내에서 활약할 때 운전기사 역할을 했고, 장애인 탁구 선수로도 맹활약했다.

이정은은 아버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때 어렸던 나는 아버지가 결정한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는 자기 연민에 빠져 있을 수도 있었고 인생을 포기하셨을 수도 있었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셨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그 때의 결정이 아버지 인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회고했다.

이정은도 사춘기를 겪었다. 그는 12살이던 때 골프가 지루하다고 생각됐다며 "떠밀려 배우는 기분이었고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3년간 골프를 쉬었다"고 밝혔다.

이정은은 15살 때 골프를 시작했다며 17살이 본격적인 골프 인생의 시작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17살이 되었을 때 서울의 유명한 감독님이 학교와 골프를 병행할 수 있는 골프 아카데미 기숙사에 들어오겠냐는 제안을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휠체어에 앉아 계신 아버지로부터 떨어지기 싫었고 두려웠지만 움직이기로 결심했다"며 "그것이 나의 전환점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정은은 프로 데뷔 과정을 설명하면서 "19살때 나는 6번째로 이정은이라는 이름을 가진 KLPGA 투어 선수가 됐다. 거기서 내 이름 끝에 있는 숫자 6이 유래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2018년에 KLPGA 투어 2승을 거두고 또다시 상금왕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의 또 다른 갈림길과 마주했다"고 밝히면서 미국 도전기를 회고했다.

그는 "한국에서 익숙한 사람, 문화, 언어 속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것인지, 아니면 세계 최고의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영어로 소통해야 하는 LPGA 퀄리파잉스쿨에 나갈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며 "골프가 아닌 다른 모든 것에 대해 긴장되고 두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순천에서 서울로 오던 때를 떠올리며 "그때 고생스럽고 불확실한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LPGA에서 뛰거나 US오픈 우승, 신인왕 등은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돌아봤다.

이정은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쉽거나 편하지 않았지만 가치 있는 길은 늘 그렇다"며 24살 골프인생에 대한 당찬 각오를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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