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대 추경, 퍼주기 아닌 성장잠재력 확충에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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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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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오는 4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빚어진 미증유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3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여야의 공감대 속에 3차 추경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짜여질 전망이다. 3차 추경에는 이른바 '한국판 뉴딜 사업' 관련 예산이 반영된다. 또한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금융지원, 내수 활성화 및 무역금융 확충을 위한 예산도 반영될 예정이다. 추경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 일자리를 지키고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주겠다는 것이다. 이날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한 문재인 대통령도 "경제 위기 극복을 최우선에 두고 재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며 과감한 재정 투입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정부와 정치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합심, 머리를 맞대고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다만 여전히 걱정되는 점은 국가의 대외신용도와 직결된 재정건전성 훼손이다.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0%로 가정하고, 30조 원 가량의 3차 추경을 조성할 경우 국가 채무비율은 44%대까지 뛴다. 이미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0%를 깬 뒤 이어 3차 추경으로 훌쩍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다른 선진국보다 낮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우리 국가의 채무비율 증가 폭이 다른 주요국들 증가 폭보다 훨씬 적다"고 했다. 이날 감사원이 '중장기 국가재정 운용 및 관리실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재정운용 여건에 대한 우려가 5년 전보다 커졌다"며 "재정준칙 도입 여부를 다시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힌 것과는 인식의 격차가 크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무슨 문제이든 재정으로 손쉽게 해결하려는 '재정 중독증'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철도 복선화, 고속도로 확장 등 포퓰리즘적인 선심성 퍼주기를 경계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비상 상황에선 긴급 추경 편성과 신속한 집행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예산이 꼭 필요한 부분에 낭비 없이 집행되고 있는지부터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편성을 용인한 데는 추락하는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 때문이란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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