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 아이디케이 대표
탄성파 활용한 장비 국산화
안전·건전성 사전 예측 진단
탄성파 활용한 장비 국산화
안전·건전성 사전 예측 진단
이준기기자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국내외 석유화학 플랜트 시설의 폭발과 화재 예방에 우리 손으로 국산화에 성공한 '음향방출시험(AET) 장비'가 커다란 역할을 했으면 한다."
김봉기(사진) 아이디케이 대표가 바라는 것은 단순하고 명료했다. 국산 기술로 개발한 음향방출시험 장비가 우리 산업과 국가안전 향상에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자 출신으로 현재 대덕특구 진단계측 전문기업을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최근 들어 국내 석유화학 단지에서 자주 발생하는 폭발, 화재 등의 각종 사고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음향방출시험 장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회사가 탄성파를 활용해 개발한 음향방출시험 장비는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통해 우리 몸을 진단하듯, 각종 산업시설 구조물의 내부 균열이나 결함을 마이크로미터(㎛) 크기 수준으로 찾아낸다. 탄성파는 물체가 변형되거나, 끊어질 때 발생하는 파동의 일종으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목재, 유리, 콘크리트 등 모든 고체에 응력이 가해졌을 때, 내부의 원자와 분자 구조에 변형이 생기면 외부로 방출된다.
김 대표는 "탄성파는 고체 내부에 아주 미세한 균열이나 결함이 발생할 때, 고체 표면을 타고 예외 없이 밖으로 나온다"며 "우리 장비는 이런 탄성파를 자체 개발한 센서로 감지해 파형을 처리, 가공, 분석해 결함이 생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대한 종합적인 사전 예측 및 진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각종 대형 구조물과 사회 기반시설 등의 노후화와 지진 발생 등 외부 변수에 의한 각종 재난이 잇따르면서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대형 플랜트, 원자로, 고압 배관 등 첨단 산업현장에 각종 위험 요인이 많아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사전 예측과 진단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음향방출시험 장비는 압전센서를 통해 탄성파를 감지해 신호를 검출한 후, 프리앰프를 통해 검출된 신호를 증폭한다. 데이터 수집보드와 전용 소프트웨어는 증폭된 신호의 파형을 분석·처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추출, 검사 대상의 내부에서 발생한 결함이나 균열의 정확한 발생 위치와 진행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해 준다.
현재 가장 정밀한 비파괴 검사법인 방사선 검사를 통해 최소 1㎜ 이내 크기의 내부 결함을 검출할 수 있는 것과 달리 아이디케이가 내놓은 음향방출시험 장비는 수 ㎛ 수준의 균열까지 진단하는 등 상당히 앞선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미국 미스트라스(Mistras)사의 장비에 비해 성능은 10배 가량 우수하고, 가격은 30% 저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대표는 "비파괴 검사가 깨진 상태(정적 상태)만을 진단한다면, 음향방출시험 장비는 깨지기 시작한 초기 상태(동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다양한 구조물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사전에 파악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 같은 기술적 우수성 때문에 미국은 국가 전략기술로 정해 철저히 보호하고 있을 정도"라고 피력했다.
아이디케이는 현재 포스코, 현대제철, LG화학, 롯데케미칼, 중부발전 등 국내 플랜트와 발전사 기업과 협업을 통해 가압탱크와 배관, 펌프 등에 음향방출시험 장비를 확대 적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충전소용 고압 저장용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소연료전지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는 등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음향방출 관련 원천기술과 국산화를 통해 각종 시설물에 대한 효율적인 유지와 안전관리가 가능해져 국가 안전진단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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