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서 빠진 `원격의료` 전면추진...정부 "공공의료체계 변경 의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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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서 빠진 `원격의료` 전면추진...정부 "공공의료체계 변경 의도없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성수 금융위원장, 홍 부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뉴스>

코로나19를 계기로 도입 필요성이 커진 원격의료가 정작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서는 빠졌다. 대신 건강 취약계층과 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건강관리시스템을 만든다는 내용 정도만 포함됐다.

1일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한국판 뉴딜은 크게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등 두 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이 중 디지털 뉴딜은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AI) 생태계 강화 △디지털 포용 및 안전망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SOC) 디지털화 등 4대 분야로 구성됐다. 그러나 디지털 뉴딜 내용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 공감대가 커진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 의료계 반발이나 정치적 논쟁까지 불러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굳이 언급을 피한 셈이다.

대신 비대면 산업 분야에서 경증 만성질환자와 노인, 건강취약계층 42만명에 웨어러블과 모바일기기, AI 스피커 등을 보급해 보건소와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원격 건강관리에 나서는 사업 정도만 담겼다. 구체적으로 보건소에서는 건강 취약계층 13만명에게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증 만성질환자 17만명에게는 웨어러블을 보급해 동네 의원을 중심으로 건강관리 체계를 고도화하는 식이다. 취약 어르신 12만명에게는 사물인터넷(IoT)·AI 기반으로 맥박과 혈당, 활동을 감지하고 말벗을 해주는 통합돌봄 사업을 추진한다고도 소개됐다.

'원격의료'(비대면 의료)라는 표현은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문서에 적시돼 있지 않았다. 다만 전반적으로 현행 의료법 틀 안에서 가능한 시범사업들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비대면 의료·돌봄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2021년까지 전국 1000여 곳에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설치하는 것도 비대면 의료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대면 의료 인프라가 구축되면 앞으로 국회에서 의료법 개정 등을 통해 원격의료 서비스에 전면 나서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14일 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 한시 조처가 비대면 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이미 시행 중인 비대면 의료 시범사업, 한시적으로 도입한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보강 등이 한국판 뉴딜의 중점과제 중 하나로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다만 본격적인 비대면 의료를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 등이 필요하므로 21대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도 비대면 진료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행 의료법상 국내에서는 환자와 의사가 직접 만나지 않고 진료 상담, 처방하는 원격의료는 불가능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전화상담·처방이 허용되면서 전화상담 진찰료 청구 건수가 26만 건을 넘어섰고, 서울대병원에서 운영한 경북 문경의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다시 원격의료 허용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약사회, 보건의료 노조는 '절대 반대'라며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원격의료 시행을 위해 필요한 의료법 개정안은 2010년 이후 지난 10년간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원격의료는 2000년부터 20년간 시범사업 형태로만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원격의료를 통해 공공의료체계를 변경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대책을 만들고 기재부가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비대면 산업에서 의료는 디지털헬스가 중점"이라며 "중기부가 강원 규제자유특구에서 실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협회와 항상 소통하고 있다"며 "단계적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기부가 강원도서 추진했던 실증작업에 참여하겠다던 민간 1차 의료기관 여럿이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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