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없는` 라임 배드뱅크, 불안한 출발

신한금융투자·신한은행, 지분율 24%에도 자회사 편입 부정
이해관계 상충 난항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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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부실펀드 정리를 도울 '라임 배드뱅크'가 출범을 위한 첫발을 뗐지만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사실상 대주주를 맡은 신한금융지주는 라임 배드뱅크에 대한 경영관여를 배제하면서 참여사 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향후 부실자산 회수에 있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들은 금융감독원에 배드뱅크의 출자 비율을 통보했다.

총 자본금은 50억원으로 각 판매사의 출자 비율은 신한금융투자(17.6%)·신한은행(6.4%) 등 신한금융그룹 24%, 우리은행은 20% 초반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판매액이 큰 순서대로 출자하는 방식에 각 사가 동의한 결과로 신한금융그룹이 사실상의 대주주를 맡게 된 셈이다.

신한금융은 이 과정에서 라임 배드뱅크의 실질적 지배권 행사는 경계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려면 비상장사 지분이 50% 이상이어야 한다는 점을 앞세워 '배드뱅크의 계열 자회사 편입은 없다'는 조건을 뒀다. 라임 배드뱅크의 불안한 출발이 감지되는 이유다. 리더십 부담을 덜어낸 만큼 신한금융의 소극적인 경영이 예상돼서다.

배드뱅크 설립 후에도 향후 투자자 보상 문제를 놓고 난항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라임운용으로부터 넘겨 받은 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부실펀드에 대해 신속히 자금회수를 마무리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20곳이나 되는 참여사 간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이해관계를 조율해야 할 신한금융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향후 부실자산의 처리와 회수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주들 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무역금융펀드의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최종 투자자에 돌아갈 손실률을 최소화하는 방법들을 마련하는 것이 첫걸음이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라임 배드뱅크를 금융투자협회 산하에 두자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은행과 증권사들이 모두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금투협이 두 업권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배드뱅크는 부실해진 금융회사의 자산을 사들여 처리하는 회사를 뜻한다. 자본금 50억원인 라임 배드뱅크는 라임운용이 운용하던 1조6679억원 규모의 부실 펀드 운용 권한을 모두 넘겨받아 자산 회수에 나선다.

판매사별 라임 펀드 판매금액을 보면 단일 금융회사로는 우리은행(3577억원)이 가장 많지만, 그룹 기준으로는 신한금융그룹(신한금융투자 3248억원·신한은행 2769억원)이 더 많다.

배드뱅크는 이후 기존의 라임운용 부실 펀드들을 넘겨받아 자산을 회수하는 데 전념하게 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투자자 보상 방안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투자원금의 절반 이상을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펀드 평가액의 75%를 가지급한 뒤 확정 손실액의 30%를 추가로 가지급하는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예컨대 투자원금을 1억원이라 가정했을 경우 회수율이 40%선이라면 가정하면 가지급되는 금액은 4000만원의 75%인 30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원금에서 가지급액을 뺀 손실액(7000만원)의 30%인 2100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면 총 5100만원 정도를 보상할 수 있는 셈이다.

`주인없는` 라임 배드뱅크, 불안한 출발
연합뉴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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