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퍼주기 메우려 R&D 자르기… 증세해서라도 투자 이어나가야"

경제전문가들 R&D 예산 삭감 압박 우려 목소리
R&D 특징은 연속성… 개발 동력 떨어질 가능성
"증세는 기업에 부담, 이런 일 반복땐 정책 불안감"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복지퍼주기 메우려 R&D 자르기… 증세해서라도 투자 이어나가야"


경제 전문가들은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미래 먹거리' 기반인 연구개발(R&D) 예산을 깎는 행위는 "내일이 없는 미래를 만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를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서라도 R&D 예산에 칼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R&D 예산을 늘리는 목적이라면 다소 간 증세를 감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8일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R&D 예산을 삭감하면) 미래 성장 동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당장 어렵다고 미래에 대한 투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R&D는 '연속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재정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R&D 투자를 줄여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낼 예산을 깎는 행위는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초반) R&D나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컨센서스가 있었다"며 "만약 이번에 R&D 예산이 깎인다면 기존 정부 기조와는 반대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또 "중국이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한국을 추격하고 있다"며 "R&D에 대한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 어려운 시기에 정부가 되레 발목을 잡는다면 미래는 불안해 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산에도 우선 순위라는 게 있다. 이를테면 '퍼주기 복지'와 같은 식의 예산은 줄이는 게 맞지만, R&D 분야 예산을 줄여서는 안 된다"며 "R&D 예산은 증세를 해서라도 늘려야 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경제를 회복하는 데 있어 R&D는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고도 설명했다.

김 교수는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부문 총괄사장으로 있는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의 저서를 인용해 "미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는 나라는 성장했지만, 복지나 사회적 지출만 늘리면 경제가 쇠했다"고 말했다. "분명 R&D 예산에 대한 부실 문제가 존재하지만, 그렇다고 깎아버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 차원에서 예산이 좀 더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고도 제안했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증세를 추진하기 힘든 여건인 만큼 선택지가 없었을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인호 한국경제학회장은 "재정을 메우기 위해 돈을 더 찍으면 통화 쪽에서도 건전성이 무너져 비용이 클 수밖에 없고 증세는 기업을 움츠러들게 만든다"며 "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뾰족한 방법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회장은 "R&D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단기적인 추가 재정 소요를 위해서 R&D를 당분간 미뤄두고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응급상황에선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R&D업계에선 앞으로 또 재정이 필요하면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 아닌지 정부 정책에 대해 불안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컨트롤 해가면서 나중에 R&D쪽에 추가적으로 지원을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