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전략회의서 국회 협조 당부
"불 끌때 초기 충분히 물 부어야
OECD 대비 채무비율 크게 낮아"
전문가들 나랏빚 증가 속도 경고
"기축통화 국가와 비교는 부적절"
"불 끌때 초기 충분히 물 부어야
OECD 대비 채무비율 크게 낮아"
전문가들 나랏빚 증가 속도 경고
"기축통화 국가와 비교는 부적절"
<연합뉴스>
증세도, 재정지출 구조조정 실천 논의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히려 '전시 확장재정'을 강조하며 "불을 끌 때 초기에 충분히 물을 부어야 한다"고 했다.
국가채무액이 850조원에 육박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이 45%까지 치솟으며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우리나라 국가재정은 OECD 국가들에 비해 매우 건전하며, 확장재정이 곧 코로나19 치료제"라며 '재정 역할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코로나 19 사태에 온 나라 경제가 마비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낭비성 포퓰리즘 정책들 먼저 정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재정이 당면한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3차 추경안이 6월 중 처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계속되는 추경으로 국가재정 건전성이 악화해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지금 같은 심각한 위기국면에선 충분한 재정 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GDP성장률)을 높여 회복하는 것이 오히려 길게 볼 때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우리의 국가채무비율은 2차 추경까지 포함해 41% 수준"이라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에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3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국가채무비율이 45%를 넘어서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축통화 국가와 직접 채무비율을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기축 통과국이 아니어서 위기가 발생하면 채무를 갚는 게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정부 들어 채무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결국 미래 세대가 나라 빚 부담을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2016년 36% 수준이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8.1%에서 올해 45% 이상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정부가 여전히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무시하고, 돈을 풀어 급한 불 끄기에만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경제쇼크에서 정부 재정 역할이 당연히 필요하지만, 당장 작년에 이어 올해도 30조원이 넘는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등 재정 악화에 증세 등으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불요불급한 지출을 과감히 줄이고, 뼈를 깎는 지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고, 정부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지출 조정안은 나오지 않았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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