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식약처 허가 불구
모바일 기술 규제 가로막혀
"의료처치 목적 사용땐 불법"
모바일 기술 규제 가로막혀
"의료처치 목적 사용땐 불법"
올 하반기부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앱(삼성 헬스 모니터)을 통해 심전도 측정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심전도(ECG) 측정 앱을 허가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4월 혈압측정이 가능한 앱 기술이 정식 허가를 받은데 이어 심전도 측정까지 가능해지면서, 스마트기기를 통한 건강검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개발한 최첨단 모바일 의료 기술은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규제 때문에 한국내에서는 반쪽짜리 서비스로 전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심전도 측정 앱을 올해 3분기내 출시할 계획이며, 관련 센서가 내장된 갤럭시 워치 액티브2 및 향후 심전도 측정 기능이 지원되는 스마트 워치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원격의료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선 보일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원격의료를 금지하는 규제 때문에 스마트 워치로 측정된 심전도 수치를 원격으로 의료인에게 제공할 경우, 국내에서는 '불법'이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심전도 측정앱의 경우, 측정된 데이터를 PDF로 저장해 누군가에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은 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국내 제도적 환경에서는 해당 데이터를 공식 의료기관에 전송해 의료진이 해당 데이터를 보고 처방을 해준다거나, 공식적인 의료 처치 목적으로 쓰면 불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심전도 측정앱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를 진행중이다. 미국에서는 환자-의사 간 원격의료가 허용돼 있는 만큼, 모바일 앱으로 측정한 데이터를 의료진에 전송해 진단과 처방,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앞서 스마트폰 앱인 '삼성헬스'를 통해 건강관리 앱 서비스를 제공해 온 삼성전자는, 미국, 인도, 영국 등지에서 24시간 실시간으로 의사와 동영상 상담이 가능한 '전문가 상담(Ask an Expert)'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 장치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미 세계 원격의료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의 '기술 전쟁터'가 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출시한 애플워치4에 심전도 측정 기능을 추가했다. 구글도 원격의료를 원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검색 결과 개편을 진행한다. 의료 서비스 업체는 비즈니스 프로필에서 원격의료를 제공하는 웹사이트 링크를 추가할 수 있고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은 이를 이용해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지난 2018년 온라인 약처방 및 의약품 택배 서비스 업체인 필팩을 인수한 이후 헬스케어 서비스인 아마존케어를 선보이는 등 헬스케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은 "우리나라는 원격의료를 도입할 만한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술과 인프라, 선진화된 의료기술을 축적하고 있다"면서 "이제 국내에서도 원격의료가 사회적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하는데, 정치적인 이슈가 되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수연·윤선영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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