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국토교통부가 작년 국내 초고가 아파트인 갤러리아포레 공시가 통째 정정 사태가 한국감정원 직원의 실수와 방만한 운영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20일 국토부가 공개한 한국감정원 종합감사 결과를 보면 작년 감정원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산출할 때, 갤러리아포레와 트리마제의 층별 가격 격차를 반영하는 보정률을 넣지 않아 일부 가구가 층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포레의 경우 101동 전용면적 170.98㎡ 33가구는 12층부터 최고층인 45층까지 가격 차이 없이 전부 26억원으로 산정됐다.
트리마제는 104동 전용 84.5402㎡ 35가구의 가격이 12층부터 47층까지 전부 14억4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층이 다르면 조망과 일조권 등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달라져야 한다. 같은 아파트의 같은 동이라고 해도 로열층인지 아닌지에 따라 수억 원이 차이 난다.
국토부는 한국감정원 담당 직원이 2018년 11월 층별 가격 차이가 반영되지 않도록 보정률을 '1'로 수정한 후 작년 2월 퇴사할 때까지 고치지 않아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원은 층별 가격 차이를 나중에 재정비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정률을 수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업무를 이어받은 직원도 보정률을 바로잡지 않았다.
갤러리아포레는 인근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신축공사로 조망권과 일조권의 침해가 발생하고 있었지만 이에 따른 가격 차이가 2개동 230가구 전체에 반영되지도 않았다.
이 같은 엉터리 가격 정보는 한국감정원의 자체 검증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못한 채 작년 3월 주택 소유자 의견청취 때 열람됐다.
갤러리아포레 집주인들은 크게 반발했다. 조망권이나 일조권이 없는 저층의 공시가격이 한강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고층 아파트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공시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됐다.
한국감정원은 이같은 반발에도 가격을 고치지 않았고 국토부는 4월 말 수정되지 않은 가격을 공시했다.
다시 아파트 공시가격 이의신청이 접수됐고 그제서야 현장조사와 가격조사를 통해 이들 아파트가 평형별, 층별, 향별, 조망 등에 따른 가격 조정을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그 결과, 국토부는 6월 말 이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정정 공시했다.
갤러리아포레는 230가구 전부 공시가격이 평균 6.8% 내렸고 트리마제는 688가구 중 352가구(51%)가 평균 1.1% 하향됐다.
한편 국토부는 전날 감사원이 전국 단독주택 22만8000호의 공시지가가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보다도 낮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제도개선과 개별 공시가격 산정시스템을 보강해 올해 개별 공시가격 조사 업무에 이미 적용했다"며 "가격 역전 현상을 한 번에 개선할 경우 주택공시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개선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해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