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미래 혁신 기술로 전자약을 주목하고 있다.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바이오 코리아 2020'에서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중추 신경 계통(CNS) 계열의 약물은 그렇지 않은 계열에 비해 절반 정도의 제한적인 성공률을 갖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전자약이 기존 약물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자약은 쉽게 말해 '전자'와 '약'의 합성어다. 약물이나 주사 대신 전류 혹은 자기장을 이용해 질병을 치료한다. 체내 삽입, 피부이식, 웨어러블과 같은 형태로 적용이 가능하다.
전자약은 약물과 비교했을 때 화학적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특히 최근에는 우울증, 치매, 편두통, 류마티스관절염 등 신경 관련 치료에 효과가 입증되며 '꿈의 치료제'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 대표는 "기존 약물이 화학적인 반응으로 인해 원하지 않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과 달리 전자약은 원하는 부위에만 적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전자약은 이미 미국 등 해외 국가에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 대표는 구글과 GSK는 인체 내장형 류마티스 관절염 전자약 상용화에 나서고 있고 미국에서는 최근 손목 시계형 에센셜 트리머가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앞서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글로벌 전자약 시장이 2016년 기준 172억달러(약 20조4000억원)에서 2021년 252억달러(약 3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전자약은 2018년 세계경제포럼에서 10대 유망 기술에 포함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와이브레인, 리메드, 뉴아인 등이 전자약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 전자약 분야는 생소한 개념이다. 정부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전자약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체외진단용 시약의 수요가 증가하고 그 과정에서 체외진단 의료기기법이 제정된 점을 언급하며 전자약도 비슷한 방식으로 혁신 사례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전자약은 새로운 치료법으로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굉장히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주도해서 한국의 헬스케어 시스템의 장점을 활용한다면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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