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우리 식음료 시장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점령한 외식 시장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 자제 등으로 고전한 반면 구매 후 집에서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도시락과 가정간편식(HMR)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간단한 조리로 일품요리를 만들 수 있는 밀키트 시장은 식음료 시장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19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태원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한 이달 4일부터 15일까지(주말 및 휴일 제외) 약 열흘간 오피스가 입지 점포들의 주요 상품 매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도시락 등 간편식품들의 매출이 전월 대비 22.6%나 상승했다. 카테고리별로 살펴보면, 주먹밥 14.9%, 햄버거 15.2%, 조리면 16.0%, 도시락 16.9%, 샌드위치 20.5%, 김밥 25.0%, 샐러드 27.7% 순으로 높은 신장률을 나타냈다. 직장인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점심시간대(10~14시) 간편식의 매출 비중도 지난해 평균 34%에서 이달 40%까지 껑충 뛰었다.
이태원 사태 이후 일부 회사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직장인들 사이에서 생활 속 불안감이 확산되며 점심시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 대신 편의점의 혼밥 메뉴로 수요가 몰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간단한 조리로 식사를 차릴 수 있는 HMR과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도 무섭다. CJ제일제당과 농심 등 주요 식품 업체들은 물론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까지 HMR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1인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등으로 식사 준비에 힘을 쏟기 어려운 2030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아 향후에도 식음료 시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이라는 평가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식당 등에서 밥을 먹는 행위를 꺼리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HMR 시장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해외에서는 이미 HMR 시장이 조 단위 규모로 성장했다. 2018년 미국의 밀키트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1.6% 증가한 3조5340억원에 달했고 일본도 10.5% 늘어난 9959억원을 기록하는 등 주요 국가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CJ제일제당의 비비고를 필두로 대부분의 기업들이 HMR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애프터 코로나 시대의 밥상을 대표하는 단어가 'HMR'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HMR은 이제 식품업계의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최주류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HMR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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