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불만으로`… 용산 집주인, 거래허가제에 부글

투자심리 위축 … 거래 힘들 듯
규제 피한 곳 '풍선효과'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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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불만으로`… 용산 집주인, 거래허가제에 부글
정부가 지난 14일 용산 정비창 부지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지정했지만 규제를 피한 일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감지되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일대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 급매물 시세가 걸려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미니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전격 거래허가제를 꺼내들자 집주인들 사이에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규제 대상이 된 집주인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규제를 피해 풍선효과가 감지되는 곳의 집주인들은 표정 관리에 나서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6일 용산 정비창 부지에 미니신도시 조성 계획을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전격 거래허가제를 꺼내든 것은 서울 핵심지에 발표한 공급 계획이 자칫 주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이 나오지도 않은데다 해당 지역이 코레일·국토부가 소유한 국공유지여서 투기 우려가 없음에도 대책 발표 일주일 만인 14일 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부지 인근으로 번지는 '낙수효과'와 용산이 지닌 입지적 파급력을 고려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정비창 인근의 행정동 단위로 지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전면 1∼3구역과 시범중산아파트 등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13개의 초기 재개발·재건축 단지로 대상을 한정했다.

재건축·재개발 기대감으로 가격 손바뀜이 활발한 이들 사업 초기 단지에 특히 투기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들 대상 구역들은 앞으로 1년간 주거지역은 대지면적 18㎡ 초과, 상업지역은 20㎡ 초과 토지를 거래할 때 구청의 허가를 받아 실수요자만 매수할 수 있다.

정부의 거래허가제 결정 이후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집값이 어떻게 되냐", "정부 규제로 살 사람이 있겠냐" 등 집주인들의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허가구역 내 매수 문의는 완전히 끊겼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 발표로 정비창 부지 일대 부동산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최근 오른 호가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일주일 만에 규제를 발표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차분해져 당분간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공인중개업소의 설명이다.

한강로 2가의 다른 재개발 단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신용산역 북측2구역의 삼영연립은 대지면적 67㎡ 시세가 14억∼15억원까지 올랐는데 집값이 떨어질까 집주인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를 피해 6월까지 팔아야 하는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정부 조치에 매도가 어려워졌다며 호소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정부의 이번 허가구역 지정으로 재개발 구역 내 대지 18㎡ 초과 주택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비해 용산의 정비사업 대상이 아닌 일반 주택이나 상가는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해 안도하고 있다.

보유세 인상, 대출 축소, 코로나 여파로 한동안 거래가 잠잠했다가 정부 규제를 피하면서 풍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다.

허가구역 내에서도 대지면적 18㎡ 이하의 주택이나 20㎡ 이하의 상가는 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 허가 대상 구역 내 소형 연립주택과 빌라·다세대는 대지면적이 18㎡ 이하인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제대로 된 현장 실태조사와 효과 분석도 없이 다급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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