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코로나감염 2차 확산 뇌관 우려
연락처 허위기재, 추적 어려움도
코로나감염 2차 확산 뇌관 우려
연락처 허위기재, 추적 어려움도
연합뉴스
클럽, PC방 등 젊은이들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확산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감염 확산 위험도가 높은 이들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서는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서울 이태원 클럽 발(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전국적으로 2차 감염확산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조용히 퍼지다, 감염 방비에 취약한 '고위험' 공간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격히 전파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경고가 현실화 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3∼5일에는 한 건도 나오지 않았던 지역사회 감염자가 황금연휴를 틈타 이태원 클럽을 거점으로 속속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도 2차 지역확산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태원 클럽은 밀폐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 소리 지르기, 음식물 나눠먹기가 이뤄지면서도 방문자를 100% 파악할 수 없는 '초고위험' 시설로 분류되는 곳이다. 특히 접촉자 파악이 용이한 콜센터나 교회, 정신병원에서 발생한 집단발병과는 성격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태원 클럽 사태와 관련한 4∼5일간의 대응이 추가 2차 감염을 차단할 중대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국이 또다시 홍역을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태원 집단감염은 방역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신천지 대구교회 이후 최대 난제가 될 전망이다.
클럽 방문자들은 대부분 젊은층이 이용하는 공간으로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도 넓다. 이태원 방문 후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증상이 약해 일상생활을 계속하면서 'N차 감염'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 현재까지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이태원 확진자 중 무증상인 이들이 30%에 달한다. 특히 일부 시설 이용자들은 마스크도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염 방비의식이 그만큼 낮다는 얘기다.
황금연휴 당시 전국에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젊은이들의 경우, 일부는 마스크도 쓰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클럽이 작성한 명부도 부정확해 방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서울시는 이태원 관련 첫 확진자인 용인 29세 남성이 지난 2일 새벽 방문했던 클럽 3곳에서 1936명의 출입자 명부를 확인했으나, 637명을 제외한 출입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있다.
전문가들은 이태원 클럽과 같은 곳은 대응하기 어렵고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4개월간 1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감염 위험이 높은지 데이터가 쌓여있다"면서 "저위험 시설은 자유로운 이용을 보장하되 유흥시설, 종교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해서는 규제를 나중에 푸는 단계적 접근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태원이 아니더라도 4월 말 이후 클럽·주점 등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와 밀접 접촉한 일이 있고 증상이 나타나면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서는 출입자 명부와 신용카드 사용내역, CCTV 등을 확인해 밀접접촉자를 최대한 빨리 찾아내는 초기 대응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조금이라도 의심되거나 확진자 동선에 노출된 사람들은 자진해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촉구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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