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석 대한흉부외과학회 부회장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소리없이 망가지는 폐 COPD](http://contents.dt.co.kr/images/202004/2020042402102269660001[1].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소리없이 망가지는 폐 COPD")
가장 큰 원인은 담배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 또한 주요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숨을 쉴 때 각종 먼지와 유해물질이 폐로 들어오게 되는데 그 중 입자가 큰 것은 가래를 통해 배출이 가능하지만 10μ이하의 미세먼지는 폐의 가장 끝인 폐포까지 도달하여 문제를 일으키며 2.5μ 이하의 초미세 먼지는 혈관을 뚫고 들어가 심혈관계의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그리고 1μ이하의 초초미세먼지는 뇌까지 도달하여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고 입자가 큰 먼지는 무해하다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입자가 비교적 큰 석탄가루를 지속적으로 흡입하게 되면 탄광 진폐증이라는 병이 생기며 심할 경우에는 폐섬유증으로 발전한다. 수시로 발생하는 황사 자체는 입자가 크지만 석탄이나 각종 공장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이 황사와 결합되어 있을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초미세 먼지와 초초미세먼지를 같이 동반되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 인구의 92%가 대기오염으로 영향을 받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했다. WHO가 작성한 대기오염 지도를 보면 북아프리카, 중동, 인도, 중국이 최악이며 우리나라 역시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17년의 경우 40세 이상의 연령층의 11.6%가 COPD가 있으며 남자의 경우 18.2%, 여자는 5.9%로 남자가 월등히 많은데 이는 흡연과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황사가 지금같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 것은 21세기 들어와서인 만큼 시간이 갈수록 공해가 더 큰 원인으로 대두되면서 비흡연자의 발생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소리없이 망가지는 폐 COPD](http://contents.dt.co.kr/images/202004/2020042402102269660001[2].jpg "[이현석의 건강수명 연장하기] 소리없이 망가지는 폐 COPD")
COPD가 진행되면 만성적인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며, 폐렴 등의 호흡기 감염시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미할 때는 힘들게 일하거나 빨리 걸을 때 조금 숨이 차거나 기침을 조금 하는 정도여서 초기에는 병원에 가지 않게 된다.
진단은 증상, 진찰, 방사선 사진, 폐기능 검사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게 되는데 단순 방사선 사진으로는 진단이 곤란하지만 다른 병이 원인인지를 확인하는 의미가 있으며 폐기능 검사는 천식과 COPD를 구분하고 심한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하게 된다. 치료는 기관지 확장제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효과가 제한적이며 심할 경우에는 폐이식을 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초기 COPD환자는 진단이 거의 불가능해 그 숫자를 추정하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고령층의 경우 수술을 해보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병이 없는 부위의 폐에도 검은 입자들이 침착되어 있으며 탄력도 감소되어 있는 것을 관찰하게 된다. 이 경우 증상도 없고 검사도 정상이지만 COPD의 초기 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환자 숫자는 매우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COPD로 확인된 353명 중 의사에게 COPD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4%인 9명에 불과했고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은 2.1%인 8명 밖에 안되었다. 사망률 역시 COPD가 주 사망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진단이 안된 상태에서 다른 원인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에 담배를 피하고 황사로 대표되는 미세먼지를 피하는 노력이 중요한데 미세먼지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걸친 노력 역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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