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계약자산 121兆 사상최대
최소 가입액 10만원대로 낮춰
저렴한 수수료·낮은 리스크 장점
최소 가입액 10만원대로 낮춰
저렴한 수수료·낮은 리스크 장점
[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한때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업종) 열풍을 주도하며 고액자산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던 랩어카운트 상품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불확실성이 가득한 증시 환경이 맞물린 영향이다.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예탁한 재산에 대해 증권사가 자산구성에서부터 운용, 투자자문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종합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최근 집계된 계약자산(평가금액)을 보면 실제 고객들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이 감지된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랩어카운트 계약자산은 총 121조1869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말 116조7967억원과 비교해도 석달새 유입된 규모만 4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2017년 2월 말(101조3442억원) 이후 3년 동안 약 20조원 가까이 급증한 결과다.
사실상 랩어카운트 시장의 성장 2라운드가 시작된 것으로 과거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에 문턱이 낮춰진 최소 가입금액 등으로 무장하며 투자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과거 3000만~1억원 수준이던 최소 가입금액은 최근 10만~1000만원대로 대폭 낮춰지며 접근성이 높아졌다. 2%대에 달하던 투자일임 수수료는 1%에도 못 미치는 0.5~0.7%로 낮아졌다.
증권사들이 투자대상을 다각화하며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예전과 달라진 점이다. 국내 증시뿐 아니라 채권과 부동산, 해외증시 등으로 확대하며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하는 자산가들의 뭉칫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직접투자에 비해 비교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직접투자는 매매 때마다 증권사에 매매수수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랩 상품은 매매 횟수에 제한 없이 정해진 연간 일임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또 일임을 맡은 증권사가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하기보다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가기 적합하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개인투자자가 원하는 특정종목을 최대한 담는 상품도 등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초 삼성전자 단일 종목을 시장상황에 맞춰 분할매수 하는 '한국투자 국민기업랩'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하락한 대표 우량주 삼성전자에 투자를 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는 고객을 위한 상품이다.
배당주에 집중한 랩도 나왔다. 하나금융투자가 출시한 '하나고배당금융테크랩'은 삼성전자와 저평가 고배당 금융주로 꼽히는 주식 또는 이를 포함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다. 주가순자산비율(PBR) 구간을 설정해 삼성전자와 코스피 PBR이 특정 수준 이하면 일정기간 분할 매수하도록 설계됐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