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혁 "`디지털 소외계층`에 기술 혜택 드리고 싶었어요"

KAIST 학생창업기업으로 명성
상품검색 ~ 결제 원스톱 지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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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혁 "`디지털 소외계층`에 기술 혜택 드리고 싶었어요"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쇼핑 앱 서비스를 개발한 박지혁(오른쪽) 와플 대표와 홍범기 K-ICT창업멘토링센터 멘토가 회사의 발전 방안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준기기자 bongchu@


"기술이 발전할수록 장애인 등 이른바 '디지털 소외계층'은 기술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기술혁신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시각장애인에 최적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구현을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박지혁 와들(WADDLE) 대표는 '따뜻한 창업'을 위해 과감히 휴학을 선택했을 정도로 신념에 찬 청년 스타트업 CEO다. 그는 지난해 KAIST(전기 및 전자공학부) 학생 신분을 내려놓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쇼핑 플랫폼 개발에 뛰어 들었다. 시각장애인도 정상인처럼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4월 '기술혁신의 사각지대를 비추는 소셜벤처'를 기치로 선·후배 7명과 함께 창업 전선에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터치 기반의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술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정작 시각장애인들은 모바일 쇼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프라인 상점은 물론 온라인에서 시각장애인은 자신이 원하는 물건을 혼자서 구매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국시각장애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10명 중 2명이 혼자서 온라인 쇼핑을 할 뿐, 40.8%가 타인을 도움을 받아야 온라인 쇼핑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혼자서 쇼핑을 하려고 해도 상품 정보가 이미지로 돼 있어 음성 지원이 안 되고, 쇼핑몰 디자인이 제각각 달라 회원가입과 결제 서비스 이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시각장애인이 온라인 쇼핑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AI 기반 모바일 쇼핑 앱 '소리마켓(가칭)'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앱은 AI 기술을 적용해 시각장애인이 접근하지 못했던 이미지 안에 포함된 텍스트를 추출해 음성으로 제공한다. 또 구매 후기에 자주 언급된 주요 키워드가 포함된 문장을 모아서 음성으로 지원해 쇼핑 관련 정보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이 회사가 자체 확보한 'OCR(광학문자인식) 엔진' 기술 덕분이다. 이 엔진은 상품 이미지에서 불필요한 텍스트는 제거하고, 상품과 관련된 설명만을 선별해 음성으로 바꿔 시각장애인에 제공한다.

아울러 텍스트의 의미 단위를 분석해 블록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중요도를 판별하는 '머신러닝 기반 머신러닝 엔진 기술'을 적용,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시각장애인 스스로 모바일 쇼핑을 보다 손쉽게 하도록 도와준다.

지난해 12월 시각장애인 80명을 대상으로 한 '베타 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성공 예감을 한껏 키웠다. 모바일 쇼핑을 혼자 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시각 장애인의 81.8%가 스스로 상품을 주문했으며, 상품 구매까지 평균 10분 밖에 걸리지 않아 이들의 모바일 쇼핑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표는 "모바일 쇼핑은 시각장애인이 가장 하고 싶으면서, 또 가장 하기 어려운 분야"라면서 "우리 쇼핑 플랫폼을 통해 이들의 꿈이 실현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와글은 21일 광주지역의 대형 마트 프랜차이즈인 '오가닉 빅마트'와 협약을 맺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나아가 사회적 가치를 기업의 새로운 이념으로 강조하는 SKT의 AI 스피커, 11번가 포털 등을 자체 플랫폼과 연계해 대화형 음성지원으로 시각장애인의 쇼핑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뿐 아니라 SNS, 헬스케어 등 더 많은 기능을 어떠한 기술적 제약 없이 잘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웹 브라우저'를 만드는 등 이들에게 최적화된 UI 구현을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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