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서울 집값 하락장에 30대 `상투` 잡았나…하우스푸어 양산 우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30대 젊은 층들이 서울 아파트값 하락 신호에도 '큰 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코로나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하게 매수에 나서 '하우스푸어'가 대거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매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증여·교환·판결 등 제외한 순수 매매거래 기준)은 2만9165건으로 이 가운데 31.2%인 9101건을 30대가 매입했다. 주택시장의 전통적인 큰 손인 40대(27.6%)와 50대(18.8%)의 매입 비중을 압도적으로 추월했다.

작년 4분기만 하더라도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29.43%로 40대(29.44%)와 근소한 차이로 뒤져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분기 만에 역전한 것. 올해 1분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작년 1분기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26.7%)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올해 2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2.9%를 기록해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량이 공개된 작년 1월 이후 월별 거래량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30대들은 청약 문턱이 너무 높아 내 집 마련이 어렵자 기존 주택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대출 규제와 급등한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들이 시세보다 수억 싸게 매물을 내놓자 미래 가치를 생각해 다소 무리하더라도 주택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 주요 지역 중 성동구에서 올해 1분기 성동구 전체 거래량의 43.7%를 30대가 사들였다. 40대(25.4%)나 50대(15.9%)를 압도한다. 이어 마포구 35.9%, 동대문구 35.1%, 서대문구 34.8%, 중구 34.3%, 성북구 32.9% 등에서도 30대의 매입이 많았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 중에서는 송파구에서 올해 1분기 30대 매입 비중이 31.6%를 기록하며 40대(28.5%)를 처음 추월했다.

강남 일대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가운데 총선 이후 '대출 가능한' 아파트가 나온 것이 매수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잠실 신천파크리오 전용면적 59㎡는 정부의 규제와 코로나 영향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지난달 KB국민은행 기준 시세 평균이 15억원이 됐다.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중 트리지움 전용 59㎡에서도 일부 저층의 매도 호가가 14억원대로 내려앉았다. 9억 초과∼15억 이하 아파트는 LTV 20%가 적용되더라도 15억원을 대출받을 때 최대 4억8000만원까지 은행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는 30대의 아파트 매입이 조급증과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과도한 대출로 무리하게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은 자칫 하우스푸어의 대량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30대의 매수 열기는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며 "노도강 일대는 집값이 워낙 저렴하고 강남 일대도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일부 대출이 가능한 단지가 나오는 점도 매수 열기에 한몫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 영향으로 집값이 계속 하락한다면 상투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렛대를 활용한 가격의 우상향 기우제는 실패로 이어질수도 있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서울 집값 하락장에 30대 `상투` 잡았나…하우스푸어 양산 우려
총선 이후 강남 아파트 시장에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증가했다. 집주인들이 앞서 내놨던 양도세·보유세 회피용 절세 매물의 호가를 추가로 더 낮추는가 하면 규제 완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다주택자들의 실망 매물도 나왔다. 사진은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모습.<연합뉴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