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다시 '코로나 경고등'이 켜졌다. 반등세를 보이며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이는 국내 증시 주변으로 언제 또 푹 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득하다. 코로나발(發) 충격을 확인시켜 줄 주요 경제지표들이 이번주 줄줄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그 요인이다.
특히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코로나 충격에 따른 역성장이 국내 증시에 미칠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고개 든 공포에 증시 타격 불안 고조=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한국은행은 23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한다. 작년 1분기 경제가 전기 대비 마이너스(-0.4%) 성장을 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역성장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국은행은 올 1분기 성장률이 -0.4%에 그쳤던 작년 1분기 성장률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상황이다.
주요 해외기관이나 투자은행들도 마이너스 성장을 내다보고 있는 가운데 이달 수출 실적도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지난달 수출은 0.2% 감소해 비교적 선방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1∼10일 수출이 19%나 급감하는 등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와 현대차, 기아차, 삼성에스디에스, LG디스플레이, 포스코 등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것도 변수다. 코로나19에 따른 본격적인 경제적 타격이 확인하는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17일 현재 코스피 기업의 1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연초 대비 21.4% 하향 조정됐으며, 연간 순이익 추정치도 17.6% 낮아진 상태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이익 역시 작년 동기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 전년비 성장률은 코로나19 충격으로 큰 폭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내수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2~3월 월간 주요 경제지표를 통해 소비와 투자, 수출 전반의 위축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1차 추경 등 대규모 부양책에도 민간 부문 부진이 더 커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일부선 "지나친 우려일 뿐"= 기업 실적 부진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각국 경기 부양기조가 강화하고 있다는 점과 속속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정상화를 위한 3단계 방안을 담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지침을 발표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의료 시스템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미국의 4차 경기 부양 대책에 대한 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통계 발표 이래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역시 사실상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하면서 경기 부양 기조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한 달간의 순매도 행진을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세적 기조를 전환해 '사자'를 지속한다면 코스피가 부정적 경제지표의 악영향을 극복하고 현재의 반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30거래일간 총 14조764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으나, 지난 17일엔 3226억원어치(잠정치)를 순매수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발발 이후 가파른 실적 눈높이 하향조정 시도가 하염없이 반복되며 다분히 지뢰밭 통과와 다름 없는 1분기 실적시즌을 암시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기업 존립을 위협하는 수준의 실적쇼크가 아닌 이상 1분기 실적변수의 시장 영향은 대체로 중립수준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