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코로나바이러스와 新안보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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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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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코로나바이러스와 新안보
박춘식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

국어사전에 보면 의식주(衣食住)는 "사람이 생활하는 데 기본이 되는 옷과 음식과 집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식의주(食住衣) 또는 주식의(住食衣) 등의 순서로도 할 수 있을 텐데 하필이면 의식주(衣食住)라고만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평소 늘 있어왔다.

의식주라는 단어를 보다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의(衣)는 단순히 옷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외부로부터의 차갑거나 뜨거운 바람·물·흙 등으로부터의 보호, 돌멩이나 뾰족한 나무가지나 가시·날카로운 유리조각이나 쇠꼬챙이 등으로부터의 보호, 먼지·세균·위험물질 등등으로부터의 보호 등 옷(衣)을 통한 차단이나 방어 등으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으로, 크게 보아 안전과 안보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식(食) 또한 음식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 즉 먹고 사는 문제를 논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주(住) 또한 단순히 집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 등을 포함한 복지까지 고려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즉 의식주(衣食住)를 보다 크게 보면 의식주는 안전 및 안보, 경제, 복지를 각각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식의주나 주의식이 아닌 의식주(衣食住)라고 한 것은 의·식·주 모두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지만, 특별히 이 3가지 중에서 국가나 개인이 부득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나 환경에 놓일 경우 안전 및 안보가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때문에 가장 먼저 의(衣)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이 된다. 그래서 의식주(衣食住)가 되었다고 평소 나는 생각해 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등 전염병과 같은 경우, 국가 주도의 보호 대책인 방역의 두 단계는 봉쇄와 완화이다. 봉쇄는 전염병 유입 자체를 차단하고 감염 경로와 접촉자를 격리하여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다. 완화는 봉쇄가 실패할 경우 사회적 거리 두기나 사망자 축소를 위한 진료 체계 구성 등을 통해 대규모 확산 억제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19 사태를 보면서 의식주는 무엇인지, 그리고 안보는 과연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국민의 생명을 우선시하여, 즉 의식주(衣食住)의 의(衣)를 먼저 고려하여 초기부터 봉쇄정책을 우선 추진해야 하느냐, 아니면 경제나 외교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즉 식의주(食衣住)의 식(食)을 고려하여 봉쇄보다는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가라는 논란이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개인적으로는, 이번 코로나 19사태에서는 초기부터 방역과 국민의 생명이 우선시되는 의식주(衣食住)의 의(衣)가 가장 먼저 고려되는, 당연히 봉쇄를 통한 방역을 통해서 국민의 생명이 보장되어야 한다. 살아남아야만 경제도 외교도 있는 것이다. 의(衣)가 있어야만 식(食)도, 주(住)도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하고 안심하게 살 수 있는 나라야 말로 진정한 복지국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자연재해, 사이버 테러나 사이버 공격, 식량 사태나 에너지, 신기술 등과 같은 문제를 다시 봐야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이 우선시되는 안전과 안보, 즉 의식주(衣食住)의 의(衣)가 가장 먼저 고려되는 신(新) 안보 개념으로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쟁이나 무력분쟁 등에 대한 국방만을 안보로 생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보면서 특정 부처만의 대응이 아니라 정부나 지자체 등 국가가 가진 모든 총력을 동원하고 대응해야 하는 초국가적 대응을 해야하는 신안보 시대를 우리는 이제 맞이하고 있다.

신안보 개념에서의 국방·정보·외교· 치안 등의 안보 부처는 물론이고, 경제·보건·환경에너지·식량·신기술 등에 대한 안보 거버넌스를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신안보 인프라 구축, 제도 개선, 전문가 육성 등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물론이고 신안보 시대에 맞는 신 안보 거버넌스부터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