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돈은 줄줄이 나가는데…여객 매출 사실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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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조원태(사진) 회장이 한진그룹 핵심계열사 대한항공의 걷잡을 수 없는 '추락'으로 고심에 빠졌다. 당장 1분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아 7년 만에 적자가 점쳐지는 가운데 올해 50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임직원 70%를 대상으로 순환휴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추가 자금 조달책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4월 2400억원을 시작으로 올해 내 5700억원에 대한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이를 포함 올해 내로 상환·차환해야 하는 빚은 4조4594억원으로 집계된다.

회사채를 1차 만기에서 갚지 못한 기업은 24시간 안에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된다. 정부가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대기업 회사채를 매입해줄 예정이지만, 대한항공은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대상이 A등급 이상 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등급이 하락(투자등급 이상)한 기업인 만큼 신용등급 BBB+인 대한항공은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대한항공 스스로 자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 대한항공은 경영환경 악화에 대처하기 위한 전사적 대응 체제를 구축 중이다. 10월까지 임직원 70%를 대상으로 순환휴직을 실시하기로 했고, 앞서 부사장급 이상은 월 급여의 50%, 전무급은 40%, 상무급은 30%를 반납하기로 한 상태다. 앞서 이사회를 통해 발표한 송현동 부지,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유휴 자산 매각 계획도 있다.

하지만 추가 자산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월 이후 여객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사실상 '0'에 가깝다. 대한항공 역시 90%의 항공기가 주기장에 서 있다고 밝힌 상태다. 결국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말 ABS(자산유동화증권) 6000억원을 발행했다. ABS는 향후 항공권을 판매해 벌어들일 수익 예상치를 기준으로 돈을 빌린 것이다. 일종의 '돌려막기'인 셈이다.

운항하지 못하고 세워두고 있는 항공기와 급여 등 고정비 지출도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 등이 최대 보름간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유급휴직을 한다. 비행기를 띄우지 않더라도 매년 내야 하는 리스료 3600억원(2019년 기준)도 압박이다.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1조690억원)을 털어 쓴다고 해도 빠듯하다.

재계는 조 회장이 기존에 검토한 유휴 자산 외 다른 매각 후보들을 꺼내 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조 회장이 내놓은 해결책은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등의 조처에 불과하다. 조 회장의 경영권을 수시로 위협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 등 3자 연합에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매각 후보로는 한진그룹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사업성을 재검토한다고 발표한 미국 로스앤젤레스 윌셔그랜드센터와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등이 유력한 것으로 꼽힌다. 다만 조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월셔그랜드센터를 매각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김양혁기자 mj@dt.co.kr

조원태, 돈은 줄줄이 나가는데…여객 매출 사실상 ‘0’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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