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장기화에 '된서리'
단기자금시장서 경색우려 영향
잇따른 손실에 수익률 '빨간불'
단기자금시장서 경색우려 영향
잇따른 손실에 수익률 '빨간불'
코로나19 충격이 장기화하면서 레포연계펀드 시장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기관투자가 뿐 아니라 '큰 손' 개인 자산가들의 뭉칫돈까지 담으며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성장을 주도한 레포펀드가 대부분 손실권에 진입하면서다. 하루 수백억원대 완판을 이끈 기관과 자산가는 모두 큰 손해를 봤다.
헤지펀드 중 단연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레포펀드마저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투자심리도 급속하게 식는 분위기다. 32조원 규모의 한국형 헤지펀드 가운데 레포펀드 비중은 대략 4분의 1 수준인 9조원어치에 달한다.
◇헤지펀드도 코로나 영향권=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기준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를 받는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총 32조6357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 확산 이전인 1월 말 34조4899억원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채 안돼 1조8542억원 급감한 것이다.
현 가치인 순자산이 투자금인 설정액보다 적어진 것도 지난달 들어서다. 줄어든 만큼 손실을 보고 있다는 건데 3월20일 기준 펀드순자산 총액은 30조9950억원으로 이 기간 사라진 자산만 1조6407억원에 달한다. 1월 말만 해도 펀드순자산 총액(34조5342억원)은 설정액보다 많았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을 계기로 설정액 감소세가 이어졌다. 올 초 코로나19로 증시 폭락장이 벌어진 속에도 다변화한 전략을 통한 수익률 방어로 선방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의 시장 경색 우려는 채권레포펀드 시장 변동성을 키웠고 관련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레포펀드 투자자들 '빨간불'= 특히 교보증권의 레포펀드 성적표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끈다. 레포펀드 중심의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교보증권은 전통적인 채권형 사모펀드 강자로 꼽히는 회사다.
하지만 안전한 수익성을 자랑하던 교보증권 레포펀드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제 날 기준 교보증권이 운용하는 182개 레포펀드 가운데 32개를 제외한 나머지 펀드는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1월 말 4개 펀드를 제외한 모든 펀드가 플러스 성과를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레포펀드 운용 비중이 높은 신한금융투자의 헤지펀드도 절반 이상이 손실을 기록 중이다. IBK투자증권의 레포펀드는 비교적 수익이 난 펀드가 더 많은 편이다.
레포펀드는 짧은 기간에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채권투자 방법 중 하나다. 레포는 현물로 채권을 매도(매수)함과 동시에 사전에 정한 기일에 채권을 환매수(환매도)하는 환매조건부 채권매매계약을 말한다. 헤지펀드들이 쓰는 주된 운용전략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전략으로 자리잡으며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조달 수요를 늘린 배경이기도 하다.
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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