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함 칼럼] 코로나 쓰나미 덮친 4·15총선

양승함 前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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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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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함 칼럼] 코로나 쓰나미 덮친 4·15총선
양승함 前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일부터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연동형 선거제도 개혁에서부터 비례 위성 정당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시끄럽고 말썽 많았던 정국을 뒤로하고 정치권 모두가 4·15총선을 향해 전력 질주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온갖 선거 전략과 전술 그리고 꼼수와는 상관없이 판을 뒤엎는 괴물이 있으니 그것은 코로나 쓰나미다.

모름지기 선거는 국민이 선호하는 지도자와 정책을 선택하는 것인데 이번 총선은 준비단계에서부터 진영논리로 일관해 정책선거는 아예 물 건너갔다. 후보를 내세우는 공천과정도 패권주의와 변칙이 난무했고 탐탁한 인물도 별로 없으니 유권자들은 선택이 여의치 않다. 정당투표 또한 주요 선택 대상 정당들이 모두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꼼수 정당이니 거짓 투표를 조장하고 있다. 민주적 선거의 본질이 철저하게 훼손되었다.

그런데 정치사에서 필연적으로 벌어져야 할 사건이 우연한 사건에 의해서 급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위기나 큰 혼란이 올 때는 더욱 그러하다. 바로 코로나19 사태가 예기치 않게 돌발하고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하면서 총선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코로나 감염사태의 심각성이나 사회경제적 충격을 고려하면 의문의 여지가 없다.

코로나 질병 자체는 비정치적이지만 감염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것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국가위기 상황이라면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은 평가를 받지 않을 수 없다. 비근한 예로 2011년 3월 동일본 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모처럼 권력을 장악했던 일본 민주당 정부가 붕괴한 것을 들 수 있다. 간 나오토 총리는 그 해 8월 물러나야 했다. 정부가 부적절하게 대응을 하면 물론이고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그 충격이 크면 클수록 정부의 정통성은 사라지게 된다.

4·15총선은 여당 필패의 조건을 모두 갖췄었다. 민주화 이후 정부 임기 후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여당은 항상 패배했다. 단 한 번의 예외가 있었는데 19대 때 박근혜 당 대표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당시 박 대표가 이끄는 여당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로 여겨졌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임기 전반의 선거에서는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여당 필승이었다. 정권심판론과 정권지원론이 각각 작용한 것이다.

현 정부는 선거에서 중요한 투표 결정요소인 경제에서 성과가 매우 낮다. 안보도 대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게다가 조국 사태는 정부 여당의 도덕성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렵사리 만든 준연동제의 약점을 이용하는 야당의 꼼수를 뒤좇아 여당도 위성 정당을 만드는 '민망'한 작태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총선을 완전히 새로운 게임으로 만들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에 당면해서 정부의 허물만을 따지는 행태는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감염사태 초기에는 여당에게 불리하다가 점차 유리하게 전환되고 있다.

메르스 경험과 더불어 악화일로에 있는 세계적 상황과 비교하여 한국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사재기와 같은 사회적 일탈 행위가 없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 자긍심이 고조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의지가 넘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선진 의료기술, 높은 시민의식, 그리고 정부의 대응 등 이 삼박자가 어우러져 이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관건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선거일 전까지 코로나 감염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가, 그리고 그 후유증을 극복할 대안은 적절한가에 달려 있다.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경제와 민생을 조속히 부활시킬 수 있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 국난 극복을 위해 협치하는 정당이 승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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