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서울 아파트값이 코로나19 영향과 공시가격 인상이 촉발한 보유세 부담으로 흔들리고 있다. 정부의 규제가 몰린 강남권은 하루가 멀다하고 실거래가가 수억 단위로 뚝뚝 떨어지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짙었던 노·도·강 일대도 상승세가 주춤해지며 점점 보합에 가까워지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00%) 대비 -0.02% 하락했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작년 6월 셋째주 조사에서 0.01% 내린 이후 41주 만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촉발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정부의 자금출처 증빙 강화, 보유세 부담 증가 등으로 매수심리 크게 위축된 가운데 강남권에 이어 강북의 대표 지역에서도 가격 하락세가 번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에서는 서초구가 이번주 -0.17%를 기록해 가장 많이 하락했고 강남구 -0.16%, 송파구 -0.12% 순으로 가격 하락세가 컸다.
대치동 대표적 투자 아파트인 개포우성2차 전용면적 127㎡는 지난달 14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작년 말 호가가 35억원까지 치솟았을 때와 비교하면 5억원 낮아졌다. 강동구(-0.01%)도 중대형 단지 위주로 매물 증가하며 작년 7월 첫째주 이후 39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주요 단지도 호가 낮춘 매물 출현으로 가격이 하락 전환했으며 개발 호재 및 상대적 저가 메리트 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도 상승폭이 축소되는 등 강북 14개구도 가격이 하락 내지 보합 전환되는 등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서울 집값 하락세는 경기도 수원 등 수도권 인기 지역과 지방으로 확산됐다. 정부의 규제 확대와 코로나에 따른 매수세 위축으로 경기도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올라 상승폭이 줄었다. 지방 아파트값은 0.00%를 기록하며 하락을 겨우 방어했지만 조만간 마이너스 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구 전체가 신규조정대상지역이 된 수원은 신분당선 호재로 집값이 올랐던 권선구 위주로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용인 수지(0.12%)와 기흥(0.13%) 역시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둔화했고 과천(-0.03%)·분당(-0.07%) 등지는 지난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방은 부산의 경우 해운대구(-0.01%)와 동래구(-0.03%)에서 하락세가 지속됐으며 연제구(-0.03%)와 강서구(-0.02%) 등은 하락 전환되는 등 전체적으로 4주 연속 하락장을 이어갔다. 대전과 세종은 개발 호재에도 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과 가격 상승감 피로감 등이 겹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민간 통계업체인 부동산114 조사에서는 지난주부터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함에 따라 이번주 본격적으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업계는 최소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인 상반기까지 급매물이 늘면서 가격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시장과 실물경기 위축 우려 반영된 데다 단기 가격 급등 부담감, 풍선효과 주춤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양도세 절세 매물 출회에도 매수세 위축으로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및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불황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7월 1주차 이후 39주만에 첫 하락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모습.<연합뉴스>
2월 10일부터 3월 30일까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그래프.<한국감정원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