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청와대가 새 금융통화위원 후보자를 낙점할 전망이다. 현 금통위원 7명 중 4명이 교체 대상으로 청와대는 기관이 추천한 인사들에 대한 막바지 검증 단계로 알려졌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오는 20일 임기가 끝나는 금통위원은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위원으로 총 4명이다. 새 금통위원 임명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한은 총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의 추천으로 이뤄진다. 이를 청와대가 재가하면 후보로 낙점된다.
오는 9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두고 있어 새 금통위원이 이를 대비하려면 청와대가 이번주 후보자를 선임해야 한다. 매파(금융안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나뉘는 금통위원 성향에 따라 기준금리 향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장안정조치 방향 등이 결정되는 만큼 금융권도 새 금통위원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시장을 비롯한 금융권은 이미 통화정책에 대한 민감도가 매우 높아져 후보군의 등장만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일례로 지난달 16일 열린 임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반면 25bp 인하 소수의견을 낸 임지원 금통위원은 '정책여력'과 '외환시장 영향'을 고려했다. 임 금통위원은 "전통적 통화정책의 여력을 급격히 소진하기보다는 대내외 금융·경제 환경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정책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매파적 견해다.
현 조동석·신인석 위원은 '비둘기파적'으로, 이일형·고승범 위원은 '매파적'으로 분류된다. 한은 금통위원이 그간 연임됐던 사례는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전례 없는 엄중한 경제 상황임을 감안하면 통화정책 연속성을 위한 사상 첫 금통위원 연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학계에선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 등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전성인 교수는 "확장적 통화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가 계부채의 급증으로 이것은 단점이나 '보완 가능한 단점'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없애고 고령화에 따른 디플레이션을 대비하는 등 통화정책 패러다임 변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비둘기파적 발언이다.
박상용 교수는 과도한 위험선호에 대해 경고하고, "금융과 실물경제의 괴리로 인해 과잉금융 및 과잉 부채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매파적 발언이다. 현재 낮은 기준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이전대비 금통위원의 성향이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채권전략담당은 "이주열 총재의 중립적 성향을 고려할 때 확실한 검증을 통해 매파적 성향과 비둘기파적 성향 위원들을 균형 있게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자칫하면 통화정책의 연속성이 흔들릴 소지가 있다는 점도 감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