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건설공사를 발주하는 원사업자의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하도급 대금 지급 보증을 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하도급법) 개정안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기존 시행령은 원사업자가 건설 공사를 위탁할 때 의무적으로 공사대금 지급을 보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원사업자의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회사채 A0 이상·기업어음 A2+ 이상인 경우)이거나 직접 지급을 합의(직불 합의)하면 지급 보증 의무를 면제해왔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높은 업체라 하더라도 단기간에 경영 상태가 악화하는 경우가 있는 데다 대금 미지급 등 법 위반이나 분쟁도 꾸준히 발생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6~2018년 기준 신용등급이 높아 지급 보증이 면제된 회사 27곳의 법 위반 사례는 7건, 분쟁조정 건수는 187건(조정금액 583억6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공정위는 새 시행령에서 공사대금 지급보증 의무 면제사유 중 '원사업자가 신용평가에서 공정위가 고시하는 기준 이상의 등급을 받은 경우'를 삭제했다. 새 시행령은 원사업자 부담 등을 고려해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지급 보증 면제의 또 다른 사유인 '직불 합의' 기한도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로 정했다. 기존 시행령에는 직불 합의의 기한을 설정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의 부도·폐업 등으로 하도급 업체가 연쇄부도나 부실화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며 "대금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하도급 업체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하도급법) 개정안이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