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수소화 반응의 에너지 낮춰 화학원료 생산
화학연 제공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영규 박사(화학공정연구본부장)팀과 정재훈 울산대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화학산업의 필수 공정인 수소화 반응을 상온에서 실현하고, 바이오매스를 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촉매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수소화 반응은 액상 수소와 반응물을 촉매에 함께 넣으면, 수소가 촉매를 거쳐 반응물에 전달돼 새로운 생성물을 얻을 수 있는 화학 반응을 뜻한다. 플라스틱, 연료, 섬유, 고무 등을 생산하는 석유화학공정과 의약품,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정밀화학공정, 바이오 화학공정 등에 널리 쓰여 화학산업의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수소화 반응은 100℃ 이상의 고온에서 이뤄지는데, 온도를 높이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도 많아진다. 아울러, 상온에서 수소화 반응을 하려면 팔라듐과 플래티늄 등 비싼 귀금속 촉매를 써야 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금속유기골격체(MOF) 촉매에 알코올을 넣고 가열하면 MOF 표면에 활성점(반응하는 자리)이 많이 생기는 데, 이 때 활성화 에너지를 낮춰 30℃ 상온에서 쉽게 수소화 반응이 이뤄지도록 유도했다. 이어 MOF 촉매를 이용해 상온에서 바이오매스 물질인 '퍼퓨랄'을 화학 원료인 '퍼퓨릴 알코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방식으로 중간체 7종을 만들었고, MOF 촉매가 상온에서 반응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수소화 반응에서 수소가 촉매와 반응물의 여섯 자리를 거쳐 전달된다는 기존의 '6각링 전이상태'가 아닌 여덟 자리를 거친다는 '8각링 전이상태'라는 새로운 수소 메커니즘을 밝혀내기도 했다. 지난 10년 동안 전 세계 연구자들은 6각링 전이상태를 바탕으로 촉매를 만들어 왔다.
황영규 화학연 본부장은 "촉매를 상온에서 만들고, 새로운 수소 전달 원리가 밝혀진 만큼 석유화학, 정밀화학, 바이오화학 공정 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촉매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 촉매(ACS 카탈리시스) 3월호 표지논문'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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