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칼럼] 관치가 멈춰야 경제가 산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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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3-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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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칼럼] 관치가 멈춰야 경제가 산다
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한국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다. 2월 20일 코로나 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당일 청와대는 영화 '기생충' 관계자들과 시간을 보냈다. 2017년 5월 10일 코스피 지수가 2270.12에서 2020년 2월 20일 2162.84까지 약 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다우존스 지수는 약 21% 상승했다. 이후 코로나 19 사태로 세계 증권 시장은 폭락했다. 미국 시장의 폭락 원인은 분명 코로나19다. 원인이 분명하다 보니 코로나19가 해결되면서 자연스럽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시장에서는 지난 3년간 이어진 추세적 경기 하락이 반영됐고,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대외 의존성과 산업경쟁력 등 구조적 문제로 이번 사태가 단순히 경기적 대응을 통해 수습될 수 없다.

문재인 정권 집권 이후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경직적 노동시장, 불합리한 규제, 세금부담 증가, 고령화, 교육 경쟁력 하락, 부조리한 정책 등 무수히 많은 이유들이 있다. 추세적인 저성장과 더불어 장기화하는 경기 침체 현상은 정책 당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무책임한 관치의 강화다.

문재인 정권은 중요한 정책에서도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일을 저지른다. 감상적 종족주의(tribal nationalism)를 도입하여 글로벌 공급체제를 왜곡하는 정책을 실시했다. 소재, 부품, 장비 등과 관련된 산업의 육성정책은 장기적으로 주도면밀하게 마련돼야 한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돼야 한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강경 자세로 무역을 막은 이후, 부작용이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급하게 예산을 마련하고 홍보에 나섰다. 어처구니가 없다.

두산중공업의 문제는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기인한다. 신규 원전 건설을 백지화하고, 건설 중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등 실질적인 문제를 만들어 냈다. 국내에서 탈원전하면서 원전 수출을 한다는 논리로 해외 수요자를 농단하면서 해외 사업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정부가 1조 원을 긴급지원하면서 주주의 책임을 묻겠다고 한다. 가슴을 칠 노릇이다.

정부가 기업의 경영자를 선출하는 주주총회에도 개입하고 있다. 헌법 126조는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버젓이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개입한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선출과정에서 국민연금은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주주의 이익을 훼손했다는 이유다. 공적 자산을 관리할 법적 의무가 있는 예금보험공사는 연임에 찬성했다. 금융감독원이 DLF와 관련하여 내린 중징계로 자격조차 없는 사람이다. 금융감독원의 징계가 잘못됐다고 하더라도 불완전 판매로 고객과 은행에 손실을 입혔다. 어떤 쪽이든 정부의 잘못이다.

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참전한다는 기사는 이제 낯설지도 않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을 아무리 외쳐도 기업 경영에 개입할 근거는 없다. 헌법 126조를 정면으로 위반해 놓고도 죄책감도 없다. 정책보다는 힘을 더 좋아하는 경제부처 앞에서 할 말을 잃는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힘 있는 장관이 왔을 때, 법 개정을 통해 국민을 고발하고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싶은 모양이다.

이미 '생계형 적합업종법'을 이용해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기업 사장들을 부르는 데 재미를 본 모양이다. 생계형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위원회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결정 시의 근거 자료도 공개하지 않는다. 떳떳하지 못한 행정이다. 법의 예외조항을 빌미로 전체 자료를 공개하라는 법의 취지를 위반한다. 문재인 정권은 예외조항을 일반화하고 법보다 시행령에 숨는다.

고압적 자세는 국민의 기본권마저 유린한다. 불리한 여론이 형성될까 신문을 미리 보고 필자에게 전화해 압력을 행사한다.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자리를 지켜야 하는 CEO가 혁신적 경영을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관치 경제로 불합리한 곳에 재정만 풀어서는 도덕적 해이 증가, 국가 신인도 하락, 재정 고갈로 경제 위기를 초래할 뿐이다. 관치를 멈춰야 경제가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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