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LG전자가 'G 시리즈' 명칭을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 도입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 재건에 나선다. 지난해 말 LG전자 MC사업본부 수장에 올라선 이연모 부사장이 스마트폰 사업 위기를 극복할 소방수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 같은 결단은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1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주 이동통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가진 제품설명회를 통해 이 같은 전략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에 매출 1조3208억원과 영업손실 3322억원을 기록하는 등 19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부문에서 지난 한 해 누적 적자만 해도 1조원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최근 5G 전략 스마트폰 V60 씽큐를 국내를 제외한 북미와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만 출시했다. V60 씽큐는 LG전자가 지난해 내놓은 V50과 V50S 씽큐에 이은 세 번째 5G 스크린이자 듀얼 스크린 탈부착이 가능한 스마트폰이다. 국내에서 5G 시장을 둘러싼 보조금 과열 등 마케팅 비용 축소가 진행되는 것도 V60 씽큐가 국내에서 출시되지 못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탈출 전략을 위해 올해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50%인 1500만~2000만대 가량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ODM 방식은 주문자가 제조사에 개발과 생산을 모두 맡기고 상표만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초강수도 던졌다. 그러나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앞서 근본적으로 스마트폰의 판매를 끌어 올리기 위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리즈 명으로 출시될 차세대 LG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올해 국내에 출시하는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된다. 이번에 사라질 G 시리즈는 지난 2012년 9월 '옵티머스 G'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장에 선보였으며, 지난해 G8 버전이 출시됐다. LG전자의 G 시리즈 폐기와 달리, 5G 스마트폰 라인을 지칭하는 'V 시리즈'의 교체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5G 폰은 V 시리즈로, 4G 프리미엄폰은 G 시리즈로 이원화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중저가 라인을 지칭하는 K와 Q 시리즈에 대한 전략 역시 추후 개편될지 주목된다.
LG전자가 G 시리즈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하지만, 가칭 'G9' 였던 차세대 스마트폰 제품 이름 역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디자인을 고려해 이름을 붙일 예정으로 알려졌다. 과거 LG전자 스마트폰이 전 연령층의 인기를 모았던 피쳐폰 '싸이언' 브랜드 시절처럼 초콜릿폰, 프라다폰, 아이스크림폰, 롤리팝 등 디자인을 강조하는 이름이 붙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시키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LG전자가 이번에 새로 내놓은 스마트폰은 5G 모델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구 G 시리즈' 모델로는 처음으로 5G 스마트폰 출시가 될 전망이다. 신제품의 가격은 출고가 100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디스플레이는 기존 G 시리즈의 6.4인치보다 큰 6.7∼6.9인치로 예상된다. V시리즈의 탈착 듀얼스크린도 제공할 것으로도 보인다.
LG전자는 오는 5월경 국내에 새 이름이 붙은 G8 후속 스마트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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