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확진자 6만명 돌파… 혼돈속 의료장비 확보 경쟁

연방정부 조율부재 의료대란 초래
네일·문신샵에 마스크 기부 요청
산소호흡기 부족, 동물용 사용 검토
트럼프 "韓보다 더 많은 검사했다"
SNS 통해 비난여론 진화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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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자 6만명 돌파… 혼돈속 의료장비 확보 경쟁
뉴욕시 당국이 확보한 산소호흡기[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선 미국에서 의료장비를 확보하려는 기관들 간의 경쟁이 혼돈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연방정부의 조율 부재로 주 정부와 연방정부가 의료장비 확보를 위해 서로 피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주 정부에선 마스크와 장갑을 구하러 영업을 중단한 네일숍과 문신숍까지 전화를 하고, 동물용 호흡기라도 가져다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일리노이주에는 의료장비를 구하느라 일주일 내내 전 세계에 전화를 돌리는 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B. 프리츠커 일리노이주지사는 최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한 네일숍과 문신숍 등에 전화를 걸어 마스크와 장갑 등의 재고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N95 방역용 마스크를 250만 개 확보했다면서, 의료 물자를 확보하는 와중에 있어서는 안될 장애물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산소호흡기 제조업체에 전화를 하면 연방재난관리청(FEMA)이나 다른 주 정부, 다른 국가가 경쟁자라는 얘기를 듣는다고 전했다. 연방정부나 다른 주 정부에서도 주문이 밀려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확진자 수가 사흘에 두배로 늘고 있는 뉴욕주가 애를 태우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전날 브리핑에서 산소호흡기 3만 개가 필요하지만 연방정부가 보내온 것은 400개에 지나지 않는다며 "400개만 보냈으니 죽을 사람 2만6000명을 (연방정부가) 정하라"고 분노했다. 미 언론은 "쿠오모 주지사가 너무 화가 나서 2만9600명이라고 해야 할 것을 2만6000명으로 잘못 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쿠오모 주지사는 "대통령이 전쟁이라고 하고 있지 않나. 그러면 전쟁처럼 행동하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환자용 산소호흡기를 구하지 못하자 몸집이 큰 동물용 호흡기 사용을 검토하는 기관도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의 병원 체인 관계자는 사람이 쓸 호흡기가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에 동물에게 사용되던 호흡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P에 전했다.

마스크 가격도 급등했다. 평소 30센트(한화 360원) 정도이던 N95 마스크가 적게는 3달러, 많게는 15달러까지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뉴욕주와 일리노이주 등 주 정부와 보건 관계자들이 '국방물자생산법(Defense Production Act·DPA)'을 활용할 것을 연방정부에 촉구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의료장비 생산 등에 동참하고 있다며 수용하고 있지 않은 형편이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진단 키트 구매를 요청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세계적으로 무엇이 이용 가능한지, 미국에서의 우리의 수요와 맞을 가능성이 있는지 평가하려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인정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8일간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한국의 8주간 수치를 넘어섰다는 잘못된 통계를 연일 인용하며 방어막을 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윗을 통해 한국을 '검사 면에서 매우 성공적인 나라'라고 칭한 뒤, "사실 지난 8일간 미국은 한국이 8주간 한 것보다 더 많은 검사를 한다"며 "잘한 일"이라고 자평했다.

이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브리핑에서도 '특별한 무언가가 일어났다', '진짜 잘했다' 등 표현을 써가며 자화자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내 비난 여론을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CNN은 이날 오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6만50명으로 집계했다. 하룻밤 새 7000여 명이 증가한 것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6만115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은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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