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90% "국민연금, 경영개입 반대"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조사 발표
"기금운용의 전문성·독립성 부족
정부인사 배제·의결권 위임해야
국민 노후보장 본연 업무에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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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90% "국민연금, 경영개입 반대"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법률과 경제 전문가 10명 가운데 9명은 국민연금의 기업개입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에 찬성한다는 전문가는 10명 중에 한 명도 안됐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기업에 대한 건전한 견제 기능을 하기 위해선 정부 인사를 배제하고 의결권을 외부에 위임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법률·경제 분야 전문가 43명을 대상으로 국민연금의 기업경영 참여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국민연금 기금 운용의 독립성·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39명(90.7%)이 반대 의견을 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법학, 경제학 교수와 경제단체 임원 등 국민연금 관련 전문가들 대상으로 이메일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국민연금은 최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 제정 등을 통해 기업경영에 이전보다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됐다.

이에 대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운용 독립성(38명·88.4%)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독립적이라고 답변한 전문가는 1명(2.3%)에 불과했다.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정부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16명(42.1%), 의결권을 외부에 위임해야 한다는 견해가 15명(39.5%)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는 기금운용위원회에 정부측 인사로 볼 수 있는 위원이 8명(장·차관 5명+국민연금공단 이사장+국책연구소 원장 2명)에 달할 정도로 정부의 영향력에 취약한 국민연금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전문가 중 32명(74.4%)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에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반면 전문성이 있다는 의견은 2명(4.7%)뿐이었다. 전문성 확보를 위한 방안과 관련, 절반 이상(16명·51.6%)이 '자금운용을 외부에 위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기금운용위원회를 전문가로 구성해야 한다'는 10명(32.3%), 기타 4명(12.9%), '내부역량 강화' 1명(3.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총시즌을 맞은 경영계에선 국민연금의 경영권 개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정부의 입김에 기업경영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광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일부 기업의 위법 행위는 관련법을 통해 처벌하면 되고, 정부가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들을 제재하려는 것은 기금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간섭을 금지시키고 감독 기능만 수행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한 국민연금이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인식을 볼 수 있다"라며 "국민연금은 기업 경영개입보다는 국민의 노후 보장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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