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강력처벌 주문에… 3년前 처방전 내놓은 한상혁

과방위, n번방 긴급현안 질의
해외 메인서버·회원파악 불가능
26만명 전수조사 사실상 어려워
철벽보안에 사건 접근도 힘들어
관련자 전원 신상공개·처벌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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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강력처벌 주문에… 3년前 처방전 내놓은 한상혁
한상혁(왼쪽)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n번방 사태 관련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25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텔레그램 등 디지털상에서의 성범죄와 관련한 긴급 현안을 점검했지만, 주무 부처가 처방전이라고 제시한 내용이 대부분 과거 조치들을 단순 나열한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텔레그램의 메인 서버가 해외에 있어, 사실상 개인회원 파악이 불가능한 데다, 해외 공조도 쉽지 않아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착취 영상을 본 회원 26만명에 대한 실질적인 전수조사가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3년전 처방전과 대동소이"=이날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사업자들이 불법 촬영물 유통을 인지했음에도 조치하지 않을 경우, 이익을 얻은 사업자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하고 과징금을 신설하는 안을 제시했다. 또한 △AI 기술을 통한 불법 음란 정보 판별 시스템 도입 △웹하드상 모니터링 및 제재 강화 △대국민 교육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대안을 내놨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이같은 대처방안에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은 "ICT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보호하는 정부 역할이 무너진 것"이라면서 "지난 2017년 9월 정부 합동으로 발표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재탕한 수준에 불과해 제2,제3의 n번방을 예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이날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촬영자와 유포자 이외에도 이를 시청하고 구매한 n번방 관계자에 대한 신상공개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의원들은 성착취물 제작을 위해 협박하고 유포하는 행위도 성범죄 범주에 포함시켜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 사업자에도 강력한 법적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관계자 전원과 26만명의 신상공개가 가능하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착취물을 시청한 26만명에 대한 전수조사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텔레그램은 2013년 러시아 파벨 두로프와 니콜라이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메신저로 다양한 국가로 명목상 소재지를 바꾸는 탓에 서버 추적은 물론 본사가 위치한 국가의 위치 파악 역시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 삭제되는 기능도 있고,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압수수색 조차 어려워 현실적으로 개인 회원들에 대한 신상정보 파악이 쉽지 않다. 텔레그램은 이 같은 '철벽 보안' 탓에 성착취물 제작과 유통의 온상으로 부각됐다.

◇"텔레그램과 이메일로 연락해야…간접 규제도 힘들다"=정부 부처의 소극적 대응 의지는 전체회의 질의 내내 비난을 받았다. 손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외사업자들에 있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냐"고 지적했고,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텔레그램 사업자 연락처도 없고 단지 이메일 주소를 통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해외 사업자에 대해 우리 정부가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느냐, n번방 유사 사건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텔레그램이 우리나라에서 수익을 내는 바 없어 간접 규제도 힘들다"고 답했다. 송희경 미래통합당 의원 역시 정부 대안에 대해 "돌부처 대책이다"고 비판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해 지금 방심위의 신속 심의 후 삭제 제도가 아니라 호주 등과 같이 (심의 없이, 성착취물에 대한) 신속 삭제를 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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