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패널 원가부담 고전하는데
올림픽 연기로 시장위축 불가피
삼성·LG, 유럽 TV생산도 멈춰
"코로나發 수요위축 해소 시급"
올림픽 연기로 시장위축 불가피
삼성·LG, 유럽 TV생산도 멈춰
"코로나發 수요위축 해소 시급"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LG전자 등 TV 제조업계가 수요와 공급 동반 위축이라는 이중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TV용 LCD 패널 출하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등 원가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세계 TV용 LC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2억8720만대)보다 10.2% 줄어든 2억578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피터 수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공급 업체는 (LCD)생산을 줄이고, LCD 외의 고부가가치 응용분야로 제조 공정을 재구성해 올해 처음 연간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발 LCD 패널 공급 과잉으로 LG·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이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했고, 대신 OLED와 차세대 QD 디스플레이 쪽으로 생산을 전환하는 움직임을 가속화 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65인치 이상 대형 LCD의 출하량은 전년보다 21% 늘면서 LCD 패널 제조 업체들의 수익성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옴디아는 아울러 LCD 모니터와 노트북PC용 패널 역시 게임용 수요 증가 등으로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국내 TV·패널 제조사들에게 그렇게 유리하진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중국의 저가 공세로 고전했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OLED 등으로 전환하면서 가격 반등의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얻고, TV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한층 가중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하량 감소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LCD TV 세트 평균 출하가격은 작년 12월 1062달러에서 1130달러로 6.4% 상승했다. 2월 들어 1116달러로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반면 중국의 LCD 패널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49%까지 상승하면서, 가격 반등의 수혜는 한국보다 중국 업체가 더 많이 얻을 전망이다.
여기에 도쿄 올림픽 연기까지 겹치면서 TV 시장은 한층 더 위축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7월 열릴 예정이었던 도쿄 올림픽을 연기한다고 24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도쿄 올림픽이 8K TV 확산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어려워졌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LG전자의 TV 생산라인까지 멈춰섰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헝가리 삼성 생산법인은 임직원 건강과 안전, 코로나19 확산 방지 등을 위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TV 조립 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LG전자도 폴란드 북부 므와바에 있는 TV 공장을 축소 운영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최근 유럽 지역의 매장 운영이 축소되고 있어 폴란드 므와바 공장은 선제적인 관점에서 이번주부터 생산라인 운영은 축소해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글로벌 수요가 위축한 상황에서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수급 차질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보단 코로나19에 따른 수요위축 해소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