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사업장 잇단 가동 중단
밀려온 일감에 생산차질 신음
GV80 등 신차 대박행진 한몫
노사 구체적 근로시간 연장 논의
경쟁사 "장기적 도움" 예의주시
밀려온 일감에 생산차질 신음
GV80 등 신차 대박행진 한몫
노사 구체적 근로시간 연장 논의
경쟁사 "장기적 도움" 예의주시
현대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유럽에 이어 인도공장까지 글로벌 사업장 가동중단(셧다운)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공장은 밀려드는 일감에 신음하고 있다. 잇달아 내놓은 신차들이 '대박'을 친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빚은 생산 차질을 만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트레일블레이저와 XM3 등 신차 생산에 분주하다. 물 들어 올 때 노를 젓기 위해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공장 연쇄 '셧다운'…韓, 물량 소화에 '몸살' =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월 GV80 출시 이후 올해 2월까지 국내에서 1523대가 팔렸다. 사전계약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출시 이후 사흘 만에 2만대의 계약이 몰린 점을 고려하면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제네시스는 올해 GV80 연간 판매 대수를 2만4000대로 책정했다. 단순 계산으로 월별 약 2000대 규모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추산된다. 두 달 판매한 물량이 한 달 치 생산분도 되지 않는 셈이다. 현대차 국내공장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중국 부품 공급 차질로 셧다운한 여파다.
팰리세이드, 그랜저 등 현대차 인기 차종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가뜩이나 수요가 몰린 가운데 생산 차질까지 빚으면서 출고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최근 들어 세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미국, 유럽, 인도공장을 순차적으로 걸어 잠근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내 공장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해외공장과 비교하면 단기간 내 가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 역시 최근 내놓은 신차들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GM이 1월 국내서 우선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는 상반기 중 미국 출시도 앞두고 있는 만큼 생산에 매진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XM3는 계약대수 1만5000대를 돌파하며 소형 SUV 시장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주말 특근해도 소화 버겁다"…근로시간 연장 시급 = 자동차 생산 현장에선 현재 근로시간으로는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버겁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평일 40시간, 토요일 특근 8시간으로 '주 48시간'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지난 2월 8일 이후 약 한 달만인 이달 7일부터 특근을 재개하고 있지만, 생산 차질에 대한 손실을 만회하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울산시와 현대차 협력사 등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대차에 근무시간 확대를 제안했다. 현대차 노사는 현재 실무협의를 열고 구체적인 연장 근로 시간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노동조합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기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사측과 모처럼 손을 맞잡은 만큼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새어 나오고 있다.
완성차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 큰 형님 격인 현대차에서 근로 시간 연장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준다면 경쟁사들도 나쁠 것이 없다"며 "장기적으로 나머지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 관계자 역시 "노동자 입장에서도 근로시간이 연장된다면 임금 향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근로 시간 연장이 이뤄진다면 기업으로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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