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배재훈(사진·67) 현대상선 사장이 코로나19로 경영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상선은 다음달부터 반등을 위한 포석이 마련되는 만큼 현재의 고비를 넘기는 것이 실적개선이 가늠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배 사장은 지난 24일 1800주, 5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배 사장은 지난해 3월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5월 1억25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인 이후 사실상 매달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사들인 자사주 규모는 2억3000만원가량 된다.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에 대한 표명과 동시에 실적 반등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간 적자를 이어왔지만 올 하반기엔 영업흑자를 자신해 왔다. 코로나19로 회사 주가가 내리막을 이어가고 있지만 배 사장의 자신감은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3040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다음달부터는 독일 하팍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민해운으로 구성된 디 얼라이언스의 정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또 다음달 말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2척이 순차적으로 투입돼 매출과 비용 효율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 시장환경은 녹록치 못하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가면서 컨테이너선 수익성의 핵심인 물동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우선 지난달말 기준 현대상선이 취급하는 물동량은 50% 미만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동량은 이달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으로 확산되면서 반등 시점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엔 유럽과 인도 등에서 공장 가동이 일시 중단돼 상황은 더 나빠졌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이번 사태를 넘기면 반등 그래프도 가파르게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이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이서 올해 반등 포석을 잘 다져놓는다면 영업흑자를 넘어 당기순손익의 흑자 전환도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선봉량은 40~50만TEU 수준인 데 내년 이후엔 100TEU로 두 배가량 높아지게 된다. 1TEU는 20피트 규모의 컨테이너 1개를 말한다.
현대상선은 오는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사명은 'HMM'으로 변경할 예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한다는 의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배 사장은 취임 당시부터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건이 좋지 못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 중에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