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롯데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호텔롯데의 상장과 함께 코리아세븐, 롯데홈쇼핑 등 주요 5개사의 상장을 동시에 추진한다. 주요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단번에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와 코리아세븐, 롯데지알에스, 롯데컬처웍스, 롯데홈쇼핑,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6개 계열사의 상장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 상장 작업에 돌입하기 전 계열사들의 기업가치와 시장 수요를 판단하는 수순에 들어섰다는 분석이다. 이미 주요 증권사들이 각 계열사의 자문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자유의 몸이 된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그룹 개편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연말 조직개편 때는 유통·화학 등 주요 부문의 통폐합이 이뤄졌고 최근에는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 오르며 한·일 롯데의 경영권을 온전히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형제의 난'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내부 이슈들을 정리한 만큼 올해엔 본격적인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대규모 작업에 들어갔다. 유통 부문의 온라인화를 책임질 '롯데ON'의 공식 오픈이 예정돼 있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화룡정점이 될 호텔롯데 상장을 위해 송용덕 부회장을 지주 대표로 끌어올렸다. 79년부터 호텔롯데에 몸담아온 송 부회장에게 호텔롯데 상장을 맡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그룹 내 비상장사 중 '알짜'로 꼽히는 계열사들을 함께 상장시켜 업계 내 위치를 격상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홈쇼핑과 코리아세븐은 그룹 내에서도 가장 가치가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롯데홈쇼핑은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이 부진을 이어가는 중에도 지난해 매출 8.6%, 영업이익 21% 성장이라는 실적을 거뒀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 역시 2018년 미니스톱 인수전에 최유력 후보로 꼽히는 등 꾸준한 성장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GS25와 CU의 양강 구도에 밀려난 상태지만 언제든 수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는 회사로 평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내에는 호텔 말고도 상장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가 많다"며 "거론되는 회사 중 1~2곳만 추가로 상장하더라도 그룹 경쟁력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 대상으로 거론된 계열사들은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 움직인 적이 없다"며 몸을 사리는 모습이다.
한 롯데그룹 계열사 관계자는 "자문사를 정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없다"라며 "이전부터 이야기는 많이 나왔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롯데그룹이 6개 계열사의 상장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지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