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진그룹과 조현아 연합이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막판까지 민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에 몰두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연합을 '투기세력'으로 규정했고, 연합 측은 조원태 회장을 비롯해 현 경영진의 사퇴로 맞불을 놓았다.
한진그룹은 24일 참고자료를 통해 "'땅콩회항'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의 풍랑 속으로 몰아넣은 조현아 전 부사장, 수익 극대화를 위해 명분도 내팽개쳐버리는 전형적인 투기 세력인 강성부 대표, 업종과 상관없는 투자로 '명예회장'까지 요구하는 권홍사 회장 등 3자 세력이 한진그룹을 뒤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측은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이런 심각한 위기 속에서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 전문경영인'들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한진그룹은 오는 27일 지주사인 한진칼 주총을 앞두고 있다. 조 회장과 조현아 연합군 간의 지분율은 1%p(포인트)대로, 어느 쪽이 웃을 수 있을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그룹 측은 "30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는 역량을 지닌 한진그룹의 현 전문 경영진을 믿어달라"며 "외부 투기 세력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행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주주 여러분께서 도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같은 날 오전 조현아 연합군의 핵심인 KCGI는 한진그룹과 국민연금 수탁위원인 허희영 항공대 교수의 이해상충 관계, 조원태 회장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의혹 등을 내세워 주주들에 호소했다.
허 교수는 정석인하학원 소속으로, 정석인하학원은 한진그룹의 특수관계자다. 여기에 조 회장이 등기이사로 있는 정석인하학원은 최근 프랑스 검찰의 수사에서 에어버스 리베이트가 직접 제공된 정황으로 추정되고 있는 법인이라는 게 KCGI 측의 설명이다.
특히 KCGI는 한진칼 주요 경영진인 조 회장이 배구연맹 활동 이외 아무런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은용 사내이사 후보는 한진해운 사태의 실무 당사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델타항공을 대한항공의 증자투자자로 유치하는 것이 아니라, 모회사인 한진칼의 조원태 주주를 위한 우호지분으로 유치하는 데만 집중하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현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는 게 KCGI 측의 지적이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