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여부 불투명해지자
도요타, 미라이 홍보 활용 타격
현대차 차세대 후속 모델 검토
내년으로 연기땐 한판승부 촉각
도요타, 미라이 홍보 활용 타격
현대차 차세대 후속 모델 검토
내년으로 연기땐 한판승부 촉각
도쿄올림픽發 수소차 韓日대전 새국면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일본 도요타의 수소연료전기차 미라이 2세대 공개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0 도쿄올림픽에 맞춰 대대적으로 미라이 띄우기에 나서려 했지만, 당장 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다. 최악의 경우 내년으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내년 수소차 한일전 정면 대결 구도가 형성된다. 현대자동차가 내년 수소차 후속 모델 출시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요타, 5년간 1兆 부었는데…올림픽 개최 '불투명' =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도요타는 도쿄올림픽을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5년에 걸쳐 10억 달러(약 1조2785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올림픽 기간 사용될 이동수단들을 통해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다는 막대한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소비자가전쇼)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전기차 LQ는 물론, 2세대 미라이 등을 투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애초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일본 정부 등은 예정대로 올림픽 개최를 강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취소'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지만, 시기를 '연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도요타로선 올림픽 개최 시기에 따라 사업 계획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이 예정보다 미뤄질 경우는 물론, 취소까지 염두에 두어야 할 처지다. 올림픽과 맞물리지 않을 경우 기대했던 만큼의 주목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콘셉트카 등의 개발 과정과 양산에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며 "이런 비용을 회수하는 데는 홍보 효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내년 차세대 수소차 출격…韓日전 정면 대결 =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진다면 도요타 역시 시기에 맞춰 수소차 등을 선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 출시 시기와 겹친다.
수소차 경쟁은 매년 쫓고 쫓기는 구도였다. 2013년 현대차가 투산ix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를 양산하며 세계 수소차 시장 포문을 연 이후 다음 해 2014년 도요타가 미라이를 내놓았다. 미라이는 400㎞ 이상을 달리던 투싼ix 수소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넘어선 502㎞(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의 기술력을 갖췄다.
현대차는 2018년 넥쏘를 출시하며 도요타를 눌렀다.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609㎞(국내 기준)에 달한다. 미국 기준을 적용해도 595㎞다.
도요타가 내놓을 2세대 미라이도 넥쏘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미 작년 도요타는 새로운 플랫폼인 'TNGA'를 기반으로 한 미라이 후속 모델을 공개하며 주행거리가 이전 모델보다 30%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약 650㎞ 안팎의 성능을 갖출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하기는 했지만, 도요타와의 경쟁은 불가피하다"며 "수소차의 핵심 기술인 주행거리를 두고 양측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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