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공장 잇단 무기한 가동 중단
일부 車 부품 수급 차질 가능성
이동 제한에 정유업계도 직격탄
일부 車 부품 수급 차질 가능성
이동 제한에 정유업계도 직격탄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미국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을 넘어 최대 확산지가 된 유럽은 특히 우리나라 주요 수출 대상 지역이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까지도 '수출 한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국내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성 장관은 "자동차 산업의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위축되는 전례 없는 위기"라면서 "정부는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유럽발(發)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타격이 큰 업종은 국내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다. 최근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은 한국 자동차 수출의 양대 축으로, 국산 완성차 수출의 69.1%와 자동차 부품 수출의 54.2%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에 있는 자동차 관련 주요 부품 공장들이 무기한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유럽에서 수입하는 일부 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 산업부가 이달 1~19일 집계한 국내 완성차 5개사 하루 평균 수출 대수는 8500대로, 전년 동기(9823대) 대비 13.5% 감소했다. 생산량도 줄어서 하루 평균 생산 대수는 8.1% 감소한 1만5992대였다.
일단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1~2개월 동안의 주요 부품 재고를 쌓아둔 상태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정유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 세계 공장이 멈추고 국제 이동까지 제한되면서 수요가 급감한 영향이다. 유럽·미국의 휘발유, 등·경유(항공유) 수요 비중은 각각 40%를 넘는다. 이는 12~14% 수준인 중국 수요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이다.
유럽과 미국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시장 역할을 해왔다. 우리나라의 대 유럽·미국 수출 비중은 2019년 기준 27%로, 중국(25%)보다 크다. 중국에 이어 유럽·미국 시장이 움츠러들 경우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가 받을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은 2분기에도 회복하기 힘들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실시한 '2020년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2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79.0에 그쳤다. 지수가 100 밑이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이는 2013년 1분기(78.4) 이후 7년 만에 8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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