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23일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대폭 갈아엎었다. 비례대표 후보 1번에는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2번에는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을 공천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열고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의결했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최고위에 앞서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당사에서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공개하고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 38표, 반대 25표로 가결했다.
이번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은 사실상 '친황 인사'를 전진 배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확정된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살펴보면 통합당 영입 인재들이 일명 '당선권'으로 분류되는 20번 안쪽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한선교 전 미래한국당 체제에서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거의 뒤집어 엎은 셈이다. 앞서 한 전 대표와 공병호 전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공천 순번을 놓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갈등하다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초 21번을 받았던 윤 전 관장은 1번으로, 26번이었던 경제 정책 전문가 윤 전 원장은 2번으로 배치됐다. 3번은 기업가인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이, 4번은 이종성 한국지자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이 받았고, 지성호 나우 대표이사는 12번에 배치됐다.
애초 1번이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5번, 2번이던 신원식 전 육군수도방위사령관은 8번, 4번이던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은 6번으로 옮겼다. 미래한국당 영입 인재 1호인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는 11번을 받았다.
기존 비례대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김정현 변호사, 우원재 유튜버,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등은 탈락했다.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신동호 전 MBC 아나운서 등은 각각 26번, 28번, 32번으로 당선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번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에서도 배제됐다.
다만 미래한국당 공천 후보자 명단이 황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의당은 이날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공천에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정의당은 고발장에서 "황 대표는 통합당 당직자 출신 등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선거인단 일부에게 특정한 경선 후보자로 구성된 비례대표 명단을 부결시켜 반대하도록 지시했다"며 "이는 비례대표 후보 선출 당내경선에 관여한 것으로, 공직선거법상 선거의 자유 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배규한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