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또 폭락…1.5兆 규모 ELS·DLS 원금손실 경보

16개 증권사 총 107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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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차현정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에게 원금손실 경보가 울렸다. 세계 증시와 국제 유가가 계속 곤두박질쳐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간 상품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ELS 발행 주체인 증권사의 운용손실 확대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16곳은 23일 국내외 주가지수나 개별종목 주가 또는 유가 하락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생긴 ELS와 DLS가 총 1077개에 달한다고 각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503개 ELS와 574개 DLS의 미상환 잔액은 각각 6247억원, 8847억원으로 이는 총 1조509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상품의 구체적인 조건은 모두 다르지만 대체로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기준 가격보다 35~50%가량 하락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42조원에 육박하는 유로지수 ELS 투자자들은 초비상이 걸렸다. ELS의 경우 원금 손실 조건이 발생한 상품 대부분이 유럽 대표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EuroStoxx)5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됐다. 최근 유럽의 코로나19 위기가 날로 커지고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럽을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원지'로 지목하는 지경이 되자 유로스톡스50 지수는 지난 1년간 고점 대비 34.1%나 하락했고, 관련 ELS를 무더기로 원금 손실 구간으로 몰아넣었다. 특히 지난해 말 유럽이 상승기일 때 발행된 ELS는 이미 대부분 녹인 구간에 들어섰다.

유로지수 ELS 잔액은 2월 기준 총 41조5664억원으로, 전체 ELS 잔액 48조6296억원의 약 85%를 차지한다.

주요국 주가지수들도 급락장세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1년간 고점 대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32.1%,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31.4%, 코스피200 지수는 30.5% 각각 급락한 상태여서 향후 주가 급락이 지속되면 관련 ELS들도 일제히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주요 산유국 간 '유가 전쟁'에 국제 유가가 폭락하자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DLS도 부지기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또는 브렌트유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원유 DLS의 경우 지난 1년간 고점 대비 WTI가 약 65.9%, 브렌트유가 약 63.8% 폭락하면서 줄줄이 원금 손실 경고등이 켜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WT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의 지난 2월 기준 잔액은 9140억원이며, 원유 DLS의 대부분은 기초자산에 WTI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원금 손실 가능성을 공지한 DLS 잔액 규모를 고려하면 원유 DLS의 90% 이상이 이미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ELS 발행사의 대규모 운용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권사의 ELS 운용방식은 크게 자체헤지와 백투백헤지로 나뉜다. 백투백 헤지는 외국계 증권사에게 ELS 손실이나 이익을 모두 전가하는 방식이다. 운용 안정성이 뛰어나지만 수익성은 낮다. 반면 대형사는 자체 헤지 비중이 높다. 조기상환이 되는 평상시에는 수익성이 높은 방식이지만 지금처럼 미상환잔액이 늘어나면 대규모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문제는 글로벌 증시 폭락장이 연일 이어진 탓에 자체헤지 규모가 큰 대형사들이 해외 거래소에서 대규모 마진콜(증거금 부담)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의 자체헤지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증권사의 자체헤지 ELS 물량은 20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다만 이게 곧 해당 증권사의 대규모 손실로 연결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생상품 헤지비용 증가가 실적에 반영되며 1분기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마진콜 규모가 예상 손실규모를 의미하는게 아니고, 해외 주가지수가 계속 하락하더라도 증권사의 증거금 부담(마진콜 규모)이 계속 증가하는게 아니라 일정 수준 이후에는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화스왑과 채권시장 안정화 펀드를 설정할 것을 감안하면 유동성 부담은 해결 가능한 이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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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기자 hjch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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