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옷을 사려고 하는데, 지금 아마존에서 구매하면 손해인 거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족'의 소비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큰 폭 하락해 가격 측면에서의 유인이 줄었고, 각국 검역이 강화돼 항공편·배편 등 물류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라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 직접 구매액' 규모는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5년 1조7013억원이던 구매액은 2017년 2조2435억원으로 2조원 선을 넘긴 이후 지난해에는 3조6355억원까지 커졌다. 국가별 거래액(지난해 4분기 기준)을 살펴보면 미국(4886억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유럽연합(EU, 2538억원), 중국(1661억원), 일본(380억원), 오세아니아(207억원) 등 순으로 조사됐다.
◇"원화가치 떨어져 지금 사면 손해"= 이처럼 규모 면에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 온 해외직구지만, 지금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19 탓에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이 올라 해외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45원이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감안해도 1100원 중반을 오르내리던 지난해 말에 비하면 100원 넘게 뛴 수치다. 원·유로 환율(1336.76원)과 원·위안 환율(175.53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직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홈페이지에는 환율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는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환율이 100원 올랐으니, 100달러어치만 사도 만원 가량 비싼 셈"에서부터 "예전에는 해외에서 저렴하게 샀지만, 지금은 직구가 손해"라는 글까지 다양하다. 한 소비자는 "코로나19로 국내에서도 할인 행사가 많다 보니, 지금은 직구를 멀리하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늘길·바닷길 막혀 직구 못 한다= 환율뿐 아니라 항공편과 배편 등 물리적인 배송로가 줄어든 것도 해외직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올해 1~2월 기준 전국 무역항 수출입 물동량 가운데, 중국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 감소한 3346만7000톤(t)으로 집계됐다. 특히 2월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11.7% 줄어들었다. 중국발(發)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2월 들어서는 11.1% 감소했다.
더군다나 해외직구 거래액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배송지연 등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배송·구매 대행업체를 두지 않고 직접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 국내법 적용이 어려워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국내 온라인몰과 달리 해외 쇼핑몰은 각각 상이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며 "구매하고자 하는 해외 사이트의 관련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해외직구족'의 소비 증가 폭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큰 폭 하락해 가격 측면에서의 유인이 줄었고, 각국 검역이 강화돼 항공편·배편 등 물류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라서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해외 직접 구매액' 규모는 지난 5년간 2배 가까이 성장했다. 2015년 1조7013억원이던 구매액은 2017년 2조2435억원으로 2조원 선을 넘긴 이후 지난해에는 3조6355억원까지 커졌다. 국가별 거래액(지난해 4분기 기준)을 살펴보면 미국(4886억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유럽연합(EU, 2538억원), 중국(1661억원), 일본(380억원), 오세아니아(207억원) 등 순으로 조사됐다.
◇"원화가치 떨어져 지금 사면 손해"= 이처럼 규모 면에서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여 온 해외직구지만, 지금은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사라진 모습이다. 코로나19 탓에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환율이 올라 해외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245원이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감안해도 1100원 중반을 오르내리던 지난해 말에 비하면 100원 넘게 뛴 수치다. 원·유로 환율(1336.76원)과 원·위안 환율(175.53원)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직구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홈페이지에는 환율로 인해 구매를 망설이는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환율이 100원 올랐으니, 100달러어치만 사도 만원 가량 비싼 셈"에서부터 "예전에는 해외에서 저렴하게 샀지만, 지금은 직구가 손해"라는 글까지 다양하다. 한 소비자는 "코로나19로 국내에서도 할인 행사가 많다 보니, 지금은 직구를 멀리하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하늘길·바닷길 막혀 직구 못 한다= 환율뿐 아니라 항공편과 배편 등 물리적인 배송로가 줄어든 것도 해외직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올해 1~2월 기준 전국 무역항 수출입 물동량 가운데, 중국 수출입 물동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3% 감소한 3346만7000톤(t)으로 집계됐다. 특히 2월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11.7% 줄어들었다. 중국발(發) 컨테이너 물동량 역시 2월 들어서는 11.1% 감소했다.
더군다나 해외직구 거래액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들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배송지연 등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특히 배송·구매 대행업체를 두지 않고 직접 해외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 국내법 적용이 어려워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국내 온라인몰과 달리 해외 쇼핑몰은 각각 상이한 규정을 가지고 있다"며 "구매하고자 하는 해외 사이트의 관련 규정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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