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기아자동차,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내 완성차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사태 확산에도 예정했던 신차 출시를 강행한다. 기존처럼 대규모 출시 행사는 없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이목 끌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소비 심리 위축이 우려되지만, 더는 예정된 신차 출시를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도 깔려있다.
◇G80·아반떼·쏘렌토, 온라인 데뷔…신차 출시 강행 =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이달 30일 디지털 출시 행사를 통해 G80를 국내에 본격 출시한다.
이번에 출시하는 G80은 3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모델이다. 애초 제네시스는 작년 9월 중 G80을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첫 SUV(스포츠유틸리티차) GV80 출시 시기와 겹치는 만큼 G80 출시를 미루기로 했다. 올해 3월은 작년 출시 연기 시점으로 밝힌 약 5개월이 되는 마지노선이다.
완성차 업계는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품 공급 차질로 공장 가동중단(셧다운) 사태를 겪은 이후 소비 심리 위축이라는 악재에 부닥친 상황이다. 하지만 예정됐던 신차 출시는 이어지고 있다. 수년 주기로 돌아오는 이른바 '신차 사이클'을 거스를 경우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소비자들과의 '신뢰' 문제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아반떼와 쏘렌토의 신차 출시를 예정대로 진행했던 점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에서 7세대 아반떼를 공개했다. 이전 세대 모델보다 차 길이를 30㎜ 늘린 4650㎜로 구성해 같은 체급 내 차량 가운데 가장 넓은 수준의 실내 공간을 갖춘 게 특징이다. 4월 초 1.6ℓ 휘발유 모델과 1.6ℓ LPG(액화석유가스) 모델을 우선 출시하고, 하이브리드 등으로 제품군 다변화를 꾀한다.
기아차 역시 4세대 쏘렌토를 출시했다. 기존 모델과 비교해 휠베이스를 35㎜ 늘려 중형 SUV는 물론 상위 차급인 대형 SUV와 경쟁할 수 있는 실내공간을 완성했다는 게 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대형 SUV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2열 독립 시트도 적용했다.
◇위기를 기회로…'車 살 사람은 산다' = 제네시스 G80는 앞서 현대·기아차가 공개한 아반떼, 쏘렌토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생중계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중 쏘렌토는 3월 중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네바모터쇼를 데뷔 무대로 낙점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코로나19 확산에 일정이 취소되며 설 자리를 잃었다. 온라인으로 출시를 검토할 수밖에 없던 속사정이다.
이목이 쏠리는 대규모 행사는 아니지만, 온라인 공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 신차 출시 행사보다 관심을 더 끌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쏘렌토와 아반떼는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직접 실물을 만지고 볼 수는 없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차량을 접할 수 있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 시장에서 실제 행사장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 신차를 출시한 건 처음이었다.
쏘렌토의 사전계약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신차들 역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새어 나온다. 쏘렌토는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더라도 하이브리드차 판매 중단이라는 대형 악재를 딛고 18일(영업일 기준)간 사전계약 대수 2만6368대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정부의 에너지소비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사전계약 하루 만에 계약 잠정 중단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약 1500대씩 계약이 이뤄진 셈이다. 하이브리드차를 제외한 경유차 단일 모델만 1만3491대다.김양혁기자 mj@dt.co.kr
